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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시아 패션산업 허브 첫발 내딛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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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25일 대치동 SETEC에서 내년 봄·여름 트렌드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서울패션위크 S/S 09'가 열렸다. [사진= 특별 취재팀]

“패션한국이 품은 잠재력과 가능성 확인했다”
 서울시,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서울산업통상진흥원(서울패션센터)이 주관한 ‘서울패션위크 S/S 09’가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SETEC과 강남 일대 패션복합 문화공간에서 열렸다. ‘디스커버 패션시티, 서울(Discover Fashion City,Seoul)’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총출동한 대규모 패션 축제였다. 이번 시즌에는 특히 ‘서울컬렉션’과 ‘서울패션페어’ 등 패션비즈니스 기능을 강화한 국내·외 패션문화교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한국의 첫 패션쇼는 1954년 노라노가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개인 패션쇼였다. 이후 살롱에서 패션쇼를 개최해오다 1961년‘패션쇼가 전형적인 사치’란 낙인이 찍히면서 중단됐다. 패션의 대중화는 20여 년이 지난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1987년 6·29 선언 이후 본격적인 패션쇼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패션 문화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서울은 물론 지방 대도시에서도 다양한 패션 컬렉션이 열리고 있다.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의 4대 패션도시는 패션산업 육성을 목적으로한 컬렉션을 통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하고 세계의 패션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90년대 이후 베이징, 홍콩 등 동아시아 국가들도 미래의 패션도시를 표방하며 컬렉션을 통한 자국 패션제품의 세계시장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우수한 소재, 탁월한 디자인력, 뛰어난 봉제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서울시는 서울을 아시아 패션의 중심도시로, 나아가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 육성해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SFAA, KFDA, NWS 등 디자이너 그룹차원의 산발적인 컬렉션을 통합하고 서울컬렉션 개최를 추진했다. 지난 2000년 10월부터는 서울시의 지원으로 서울산업통상진흥원(서울 패션 센터)과 한국패션협회 등이 공동으로 매년 2회씩 컬렉션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컬렉션에는 지춘희, 이영희, 우영미, 장광효, 송지오 등서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41명의 패션쇼가 열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 통해 다가오는 2009년 봄·여름 시즌의 패션 트렌드를 예측해 보는 한편 서울이 아시아의 패션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와 패션업체가 참여한 행사에는 지진희, 이정재, 이동욱, 주지훈, 데니스오, 이지훈, 이천희, 노홍철 등 유명 연예인들이 패션쇼장을 찾아 다가올 봄·여름 트렌드를 확인하기도 했다. 50여 명의 해외 바이어가 한국 패션 산업의 발전을 지켜봤고, 주요 외신의 취재 경쟁도 치열했다. 컬렉션 관계자는 “행사 첫날 박종철 디자이너의 쇼를 본 홍콩 바이어가 그 다음날숍을 직접 방문했고 서은길, 박성철 디자이너의 쇼를 본 해외바이어 역시 쇼 직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초반부터 괄목할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신진 패션 디자이너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린 ‘신진패션디자이너 페스티벌(Generation Next)’은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 10여명이 참가해 새로운 스타일의 패션쇼를 선보였다. 여기에 다양한 이벤트와 파티를 접목해 참신한 개성과 고유한 패션언어를 다채롭게 풀어냈다. 청담동의 패션 복합 문화공간인 ‘데일리 프로젝트’와 ‘드빌 화수목’에서 펼쳐진 신진 패션 디자이너 페스티벌은 차세대 패션 디자이너들의 끼와 열정, 재능을 마음껏 엿볼 수 있는 행사로 평가받았다. 데일리 프로젝트에서는 한복과 주얼리, 에코제품을 특별 전시했고 지난 23일에는 다이앤퍼넷의 패션 필름‘A shaded view on fashion’을 상영했다. 지난 25일 열린 클로징 파티에는 덴마크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가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드빌 화수목에서는 21일부터 패션위크 마지막 날까지 DJ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25일에는 화려한 클로징파티가 열려 서울패션위크의 대미를 장식했다.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스타일캐스터의 에디터 메이지 윌헴(Maisie Wilhelm)은 “한국은 이미 아시아의 패션수도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과 능력을 지녔다고 확신한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기 시작한 것도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컬렉션이 진행된 SETEC 2관에서는 대규모 쇼룸 전시 ‘서울패션페어’가 열렸다. 국내외 바이어들이 국내 패션과 브랜드의 이해를 높이고 실질적인 비즈니스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다. 그간 의류에만 국한됐던 전시영역을 신발, 가방 등 잡화를 포함한 패션 액세서리 분야까지 확대했다. 전문아트디렉터를 영입, 서울패션위크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한성희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본부장은 “올해 서울패션위크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서울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패션도시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남정화 객원기자 sung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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