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32·삼성증권·세계 157위)이 긴 부상의 터널에서 벗어나 2008 삼성증권배 국제남자챌린저대회에서 우승했다. 이형택은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이보 미나르(체코·105위)를 2-0으로 꺾고 우승상금 1만8000달러(약 2600만원)을 차지했다. 챌린저급 대회 개인통산 12번째 우승이자 이 대회 일곱 번째 우승이다.
결승전에서 체코의 이보 미나르를 2-0으로 꺾고 2년 만에 대회 정상에 선 이형택이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승보다 더욱 기쁜 건 슬럼프 탈출이다. 이형택은 6월 윔블던을 앞두고 아트와 챔피언십대회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이후 네 대회 연속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치료가 필요했지만 윔블던,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가 줄을 이은 탓에 욕심을 부렸던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더구나 9월에는 완전치 않은 몸으로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가대항전대회인 데이비스컵 플레이오프에 참가했다. 부진으로 6월 초 56위였던 세계랭킹은 100계단이나 곤두박질쳤다.
2년 전 이 대회 우승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든 이형택은 오랜만에 웃었다. 그는 “이번 우승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겠다. 아직 2주 연속 우승이 없었다. 지금처럼 좋은 컨디션이라면 벼룩시장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벼룩시장배 국제남자챌린저대회는 27일 부산에서 열린다.
장치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