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市 불안감 외국인도 관망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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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폭락과 반등」으로 하루가 다르게 불안한 우리 증시를 외국인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매매동향만으로 보면 외국인들 역시 국내 증시에 대해 짙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2월과 9월을 제외하곤 꾸준히 매수우위를 유지,국내 증시에 대한 순투자를 계속해온 외국인들이지만 이달 들어선 오히려 시장에 내놓는 것이 사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실정이다.

<그래프 참조> 일각에선 아직도 지난달 순매수 규모(6천5백40억원)가 4월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는 점을 근거로 외국인들이 우리 시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보름사이에 국내 외국인전용 주식형펀드에 관심을 갖는 외국투자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한국투신 鄭蔘基 국제영업팀장등) 그러나 외국인 투자의 창구역할을 하는 외국증권사등은 지난 4월과 10월의외국인 한도확대는 질적인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들면서 『외국인들은 여차하면 손을 뺄 것(손절매)』이라고 전한다.
즉 4월 한도확대 때만 해도 금리가 11%대의 하락세를 유지한데다 정부의 금리하락 의지도 분명했고 수출.재고등 경기여건도좋았던 만큼 증시만을 보고 들어온 순매수 세력이 꽤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10월의 순매수는 한국이동통신.삼성전자.포항제철등 한도 제한에 따른 높은 프리미엄 때문에 사지 못했던 블루칩(핵심우량주)들을 구입한 것이 순매수 세력으로 포착됐다는 분석이다.(W.I.Carr증권 李玉成서울지점장등)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이상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느끼고 있는 한가지공통점은 증시 순환주기상으론 지금의 지수 7백대선이 평소 사고싶었던 주식을 사야 할 시점(매수타이밍)이란 사실이다.결국 외국인들은 경상수지등 경기관련 지표들의 호전순간을 기다리며 당분간 증시를 소극적으로 관망하리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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