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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급 30여 명 참석 … 중국 지도부 총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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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4~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7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정상급 귀빈들을 맞기 위해 중국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참석자 가운데는 국가원수만 10명이다. 이 밖에도 행정 수반 21명, 유럽연합(EU) 집행위 위원장,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사무국장 등 비중 있는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베이징 올림픽 때에 이어 또다시 ‘베이징 연쇄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당 서열 1~3위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모두 나섰다. 후 주석은 24일 개막 치사를 통해 “국제 금융위기로 중국 경제 발전에도 불확실성·불안정성이 커졌다”며 “전 세계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금융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전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달라이 라마 문제로 한때 소원했던 양국 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리자고 제의했다. 전날엔 싱가포르·네덜란드·폴란드·인도네시아·핀란드·이탈리아 등의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졌고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도 만났다.

우 위원장은 베트남 총리와 싱가포르 총리를 잇따라 만났다. 원 총리는 24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 금융시장 안정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전날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중·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에 공동서명했다. 2년 협상 끝에 타결된 양국 FTA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각국 정상들이 ‘공동번영을 향한 비전과 행동’을 주제로 ▶국제경제·금융 상황 ▶ 식량안보와 재난예방 등 범세계적 이슈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등 지속가능한 개발 ▶국제정세와 지역 문제 ▶문명 간 대화 심화 등 5개 소주제를 논의했다. 그러곤 이에 대한 ASEM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의 류젠차오(劉健超) 대변인은 “회담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회담장·조찬·오찬·만찬 등 모든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각국이 각자 사정에 맞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의회가 23일(현지시간) 유럽 최고 인권상인 ‘사하로프 인권상’의 올해 수상자로 중국 인권운동가 후자(胡佳)를 선정해 중국과 서방 간의 ‘인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자는 중국에서 에이즈 환자를 돕다 민권운동가로 변신한 뒤 국가 전복 기도 혐의로 체포돼 복역 중이다.

미국은 유럽의회 결정을 환영하면서 중국 정부가 후자를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류젠차오 대변인은 “유럽의회가 중국 정부의 거듭되는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범죄자인 후자를 수상자로 선정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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