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도 대출자금 회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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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보험사들이 자금줄을 조이기 시작했다. 돈 가뭄이 지속되자 만기가 돌아온 대출을 일부 회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험사들이 대출의 만기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권은 최근 자율 결의를 통해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만기 연장키로 했지만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중견기업 A사는 최근 한 생명보험사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만기 연장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자금 담당 임원이 2주 동안 매달린 후에야 일부를 연장할 수 있었다. 일부 보험사는 대출 물건에 대한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담보 가치가 떨어진 대출에 대해서는 추가로 담보를 요구하고,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의 대출은 회수하고 있다.

개인에게 나간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집값 하락으로 기존 대출금액이 시가의 60%(투기지역은 40%)를 넘은 경우엔 만기 연장을 하지 않고 있다. 6월 말 현재 보험사의 대출 잔액은 76조9226억원이며 절반 정도가 보험 계약자에게 나간 약관 대출이고, 나머지는 일반 대출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경제연구본부장은 “지금처럼 정부가 금융권에 유동성만 공급해서는 대출 회수를 막을 수 없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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