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 현대무용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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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팔판동 삼호당에서 30여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대무용가 김남건(右)·이소영씨가 공연을 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몸은 걸어다니는 집이고, 서 있는 몸은 집이다. 한옥과 현대무용이 만났다. 23일 오후 4시 서울 팔판동 삼호당, 학고재 우찬규 대표가 사는 집이다. 여기서 ‘두 댄스 씨어터’ 정영두 대표 가 이끄는 팀이 한옥의 절제미를 살린 현대무용 공연을 펼쳤다. 의상도 조명도 분장도 스피커도 없이, 세 명의 연주자(해금·멜로디온·리코더)와 한 명의 소리꾼, 네 명의 무용수가 적은 악기, 작은 동작으로 한옥 공간을 끌어안았다. 비 그친 가을 공기는 청신했고, 마당 한가운데 매화나무는 옛 이야기처럼 안온했다. 대청 가득 앉아 숨 죽인 30여명 관객에게 들리는 건 처마 끝 낙숫물 소리 뿐. 이 드믄 공연은 재단법인 아름지기서 기획했다. ‘2008 아름지기 아카데미-서로 사귀어 넘나들다’의 여섯 번째 강좌다.

안무가 정영두씨는 ‘건축과 현대무용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강의 모두에 40분간의 공연을 몸소 보였다. 정씨는 “흔히 큰 무대, 큰 공간을 원하는 무용을 작고 전통적이면서도 일상적인 공간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에 스스로 대답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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