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동초등학교 알뜰장터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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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바지 2백원,옷 한벌 5백원,신발.장난감은 1백원.」 대구경동초등학교(동구범어동)에서 4일 열린 알뜰장터의 가격표다.이학교 학부모들이 앞장 서 열게 된 알뜰장터에는 옷가지와 장난감.학습교재등 각종 중고품이 가득했다.
봄에 산 옷이 맞지 않아 입지 못하는 옷가지와 금방 싫증을 내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등 버리지 못하고 집에 모아 두었던 어린이용품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냥 주면 중고품을 얻게 되는 학부모들의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 고려돼 1백~5백원씩 받고 물물교환에가까운 알뜰장터가 열린 것이다.
장이 서기 무섭게 1천여명의 어머니들이 깨끗이 빨아 내놓은 옷가지 3천여점과 장난감.학습교재등이 눈 깜짝할 사이에 팔려 물건들이 금세 동나버렸다.
「경동 한마음 큰마당」이란 이름으로 열린 행사에는 알뜰시장뿐아니라 먹거리장터와 어울림마당도 함께 열려 어린이들에게 흥겨움을 더해 주었다.
이날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곳은 역시 먹거리장터.
50여명의 어머니들이 쉴새없이 만들어내는 떡볶이와 호박전.부추전.식혜.잡채.만두.어묵,갖가지 색깔의 떡.김밥등을 골라 먹는데 정신이 없었다.
어머니들이 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사다 아이들 입맛에 맞게 만들고 값도 1백~3백원씩만 받아 이것 저것 마음대로 골라 먹을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의 알뜰장터와 먹거리장터에서 얻어진 수익금 3백만원과 평소 어머니들이 바자등을 통해 모아 두었던 적립금등 6백50만원은 모두 보육원과 생활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또 이 잔치에는 자원봉사단체인 「늘푸른 농악단」이 공연을 펼쳐 행사를 더욱 신바람나게 했다.
나상우(羅相佑)교장은 『학부모들과 의논해 이 날을 「책가방 없는 날」로 정해 어린이들과 학부모.교사등이 어울려 신나는 하루를 즐기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구=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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