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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태광 이임룡회장 생활철학-돈 안빌리고 번만큼 투자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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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내 섬유산업 1세대를 대표해온 이임룡(李壬龍)태광산업그룹회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75세.
李회장은 54년 태광산업을 창업,섬유계에 투신한후 일생을 한국 섬유산업에 몸바쳐온 한국의 대표적인 섬유인.
지난 21년 경북영일에서 태어난 李회장은 일본 나고야(名古屋)쓰쓰이실업학교를 마친뒤 귀국,일선 공무원으로 일하다 대기업을일군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그는 5.16직후 경제발전정책에 발맞춰 아크릴 섬유를 주력상품으로 생산하며 이 회사를 국내 최초의 종합섬유생산업체로 육성시켰다. 특히 기술개발에도 힘써 태광산업을 듀폰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스판덱스제조회사로 육성시켰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탄소섬유를 생산하기도 했다.
李회장은 외부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며 「남의 돈을 빌리지않고 번 만큼 투자한다」는 철학아래 내실과 기술개발을 강조하는 경영을 펼쳤다.이에 따라 태광산업은 한때 주당 주가가 70만원을 돌파하며 국내 최고가 주식기록을 세운 것 을 비롯,국내 재벌중 재무구조가 가장 탄탄한 회사로 꼽히고 있다.
李회장은 70년대에 수출유공 대통령표창을 세번이나 수상했으며70년부터 7년간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국내 배구계에도 족적을 남긴바 있다.이기택(李基澤)민주당총재는 李회장의 둘째 처남.현재 태광산업그룹은 태광산업.대한화■ .흥국생명.고려상호신용금고등 7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으며 올 매출액 목표만도 3조8천억원.전체 임직원수는 3만5천명.
태광산업그룹은 李회장의 방침에 따라 그룹내 주요직책에 공채출신만을 배치,임직원들에게 평생직장으로서의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李회장의 유족 가운데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있는 사람은 장남인 식진(埴鎭.48)태광산업전무 와 3남 호진(豪鎭.35)흥국생명 상무가 있으며 큰처남인 이기화(李基和.62)씨는 주력사인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한편 李회장의 타계로 태광산업그룹은 일단 이기화 사장의 과도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자상속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 기업 풍토상 금명간 장남(이식진 태광산업 전무)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이에 따라 국내 섬유업계에서도 코오롱.태광산업등을 필두로 창업 2세대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 서 앞으로 새로운 경영전략이 선보일 전망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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