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替의학현장을가다>6.중국 셴양오신 上.-취재메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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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서양에서 태어나 서양의학을 공부한 신세대에게는 「도대체 말도되지 않는 동양의학」,그중에서도 한의학(漢醫學:한국에서는 韓醫學,중국에서는 中醫學이라 부른다)이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은 솔직히 역사성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 다.
어떻게 발전해왔고,어떤 방향으로 발전해가고 있는가등이 공개적이고 또 합리적으로,다시 말해 서양식으로 납득할 수 있도록 검증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양의 정통의학계에서는 미개했던 동양인들의 토속문화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정도다.동양을 이해하려는 자연의학계에서조차동양의학이나 기공(氣功)은 수많은 대체요법중 하나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동양의학은 적어도 동양인들에게 있어 생활속의 문화이자지혜로 전해져왔다는 사실 역시 부인할 수 없다.
과연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동양의학에는 무엇이 담겨있는 것일까. 진통.진정은 물론이고 마취효과를 갖고 있으면서 지혈.소염작용,심지어 흉터까지 줄어들도록 한다는 쌍지령(雙止靈)의 효과는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 어려웠다.말로만 듣던 비약(비藥)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셴양에서 만난 사람들은 『지하에 27개의 황제릉이 있을만큼 영기(靈氣)가 서린 곳이어서 오신(五神)도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치 않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너무나 넓고 사람도 너무나 많다.나름대로 자기만의 비방(비方)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의사가 살아남을 수도 없다』는 신맥 馮선생의 말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다.
어쨌든 최근들어 비로소 열린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심오한 나라의 은밀한 부분을 살짝 들여다본 기분이었다.
그렇긴 해도 여전히 「눈을 의심하고」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홍콩과 대만의 자본이 투입돼 이 비약이 내년 후반기께에는 대량생산된다고 한다.세계 의학계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궁금하다.
김인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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