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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e-비서! 번역해 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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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대학원생 김숙경(28)씨는 최근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국내 사이트는 물론 일본의 인터넷 공간까지 뒤졌다. 이 과정에서 언어의 장벽은 국내 포털의 번역 서비스로 해결했다. 그는 “이들 웹 번역 서비스는 해당 사이트의 인터넷 주소만 입력하면 한글로 번역된 콘텐트들이 나와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려면 웹 번역 서비스가 필수다. 구글코리아의 이충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전 세계 웹 페이지에서 한글 콘텐트는 어림잡아 3% 정도에 불과하다”며 “웹 번역 서비스는 국내 이용자들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다른 나라 언어로 된 97%의 정보도 얻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38개 언어로 세계인과 ‘소통’

웹 번역 서비스의 선두 주자는 야후다. 야후의 번역 서비스 ‘바벨피시’(kr.babelfish.yahoo.com)는 영어와 중국어의 간체·번체, 일본어·프랑스어·독일어 등 12개국 38개 언어의 웹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국어 웹 페이지의 주소를 입력한 후 언어를 선택하면 한글로 자동 번역된다. 반대로 한글 페이지를 외국어로 바꿀 수도 있다. ‘원래 언어 페이지 보기’ 버튼을 누르면 번역 이전의 콘텐트로 넘어간다. 단문(150단어) 번역 서비스도 있다. 번역하려는 문장을 원하는 언어로 바꿀 수 있고, 해당 문장이 담긴 웹 사이트도 검색된다.

구글의 ‘언어도구’(www.google.co.kr/language_tools)는 23개의 언어를 지원한다. 웹 페이지와 단문 번역이 모두 가능하다. 특히 검색어를 입력한 후 원하는 언어를 선택하면 번역과 검색이 동시에 이뤄진다. 일반 검색에서도 외국어를 검색할 경우 ‘이 페이지 번역하기’ 버튼으로 바로 원하는 언어로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성능이 계속해 진화한다는 게 강점이다.


구글의 정김경숙 상무는 “구글 번역은 컴퓨터가 웹상의 정보를 스스로 학습해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웹 페이지들과 정보가 많아질수록 번역 품질이 점점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진화 과정에 사용자 피드백도 한몫을 해 번역 결과에 어색한 내용이 있으면 사용자가 직접 매끄러운 문장으로 바꿔 구글 컴퓨터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구촌 네티즌과 실시간 ‘수다’

일본·중국처럼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국가의 경우 단순 번역에 그치지 않고 거의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네이버의 ‘인조이재팬’(enjoyjapan.naver.com)은 일본어 웹 번역과 단문 번역 외에도 일본 네티즌과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네티즌은 한국어로, 일본 네티즌은 일본어로 글을 남기면 자동 번역돼 양국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간다. 별도 번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가능해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국내 네티즌이 많이 이용한다. 한국에서는 인조이재팬으로, 일본에서는 ‘인조이코리아’(www.enjoykorea.jp)로 접속하면 된다.

중국인 친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내용을 한글 문자메시지로 입력·발송하면 중국어로 자동 변환해 상대방의 휴대전화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다. 또 상대방이 중국어로 답을 입력해 전송하면 이 내용이 한글로 바뀌어 국내 이용자에게 전달된다. 파란의 ‘중국문자서비스’(china.paran.com)는 번역 이용료(100원)와 문자전송료(100원)를 포함해 문자 70byte당 200원을 낸다. 파란의 조효제 과장은 “이 서비스는 중국과 한국 간 글로벌 연애 커플이 애용한다는 입소문이 나서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번역 모바일 사이트 ‘꽌시닷컴’(www.gguansi.com)도 중국어 문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과 중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휴대전화 단말기에서 쓸 수 있으며, 요금은 건당 200원이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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