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내면 車 할인"…3억 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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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금을 내면 차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속여 수억원을 챙긴 자동차 판매 사기단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0일 자동차 동호회원 등을 상대로 현금을 한꺼번에 내면 차 값을 깎아 주겠다며 돈을 받은 뒤 장기할부 구매 신청을 하고 나머지를 가로채 온 혐의(사기)로 전직 모 자동차회사 영업사원 金모(33)씨를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金씨 등은 자신의 가족 등 명의로 차를 장기할부로 구입해 새 차 가격보다 400만원 정도 싼 값에 중고차 시장에 내다 팔아 6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金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사우나에서 만난 黃모(28)씨에게 "현금으로 차를 사면 20% 싸게 해주겠다"며 접근해 3600여만원짜리 4륜구동 승용차를 2900만원에 팔았다. 실제로는 이 차량을 할부금융회사에서 黃씨 명의로 계약금 100만원만 내고 할부구입한 뒤 나머지 2800만원은 가로챘다. 金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2002년 12월부터 모두 24명에게 3억7000여만원을 챙겨온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金씨 등은 대포폰(타인 명의로 개설한 휴대전화)을 이용해 실제 자동차 구매자 행세를 하며 할부금융회사의 본인 확인 전화를 속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범행은 할부금을 제때 받지 못한 할부금융회사로부터 할부금 납부를 요구받은 차량 구입자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탄로가 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범들의 꾐에 빠져 현금을 내고 헐값에 차를 샀던 사람들은 현재 할부금융회사로부터 차를 압류당하는 등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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