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前국방장관 비리의혹 사건 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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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 비리의혹 수사 사흘째인 21일 대검중수부가 수사진행에 대해 함구로 일관해 속전속결로 수사를 종결하려던 당초방침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있다.검찰은 또 이 사건 수사팀에 중수1과를삐 합류시켜 李씨 범죄사실을 캐기 위한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안강민(安剛民)중수부장은 2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관련 질문이 빗발치자 함구로 일관하면서도 『중수부 체육대회(25일)전까지 수사를 끝내기는 힘들겠다』고 말해 수사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
安부장은 이어 『법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앞으로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해도 소환 대상자에 대한 구체적인 피의사실이나 수사 진척 상황에 대해서는 답해줄 수 없다』며 갑자기 몸을 사리는 모습.
이에 대해 검찰 주변에서는 『그동안 중수부장이 「모른다」「얘기할 수 없다」는 말만 했을 뿐 과연 혐의사실에 대해 얘기해 준 적이 있느냐』며 지나친 과민반응이라고 지적.
…검찰주변에서는 수사 주무부서인 중수2과에 이어 중수1과(文永晧과장)를 수사초기 서둘러 추가투입한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 이에 대해 한 검찰관계자는 『계좌추적에 전문적 노하우가 있는 중수1과가 투입된 것은 李전총장과 업체관계자들에 대한 자금추적에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으나 일각에서는 『수사가 뜻대로 안 굴러 가는 것 아니냐』고 추정 .
…검찰은 뇌물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18일부터 대우그룹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려 했으나 이들 임원이 대부분 해외에 나가 있거나 잠적한 상태여서 난감한 표정.
李전장관의 뇌물수수 의혹당시 각각 대우중공업회장.사장이던 윤영석(尹永錫)그룹총괄회장과 석진철(石鎭哲)바르샤바FSO사장은 업무협의차 폴란드에 나가 있으며 당시 종합기계부문전무였던 정호신(鄭虎信)부사장도 자택에 『부재중이니 메시지를 남겨 달라』는자동응답 녹음만 남겨 놓은 채 연락두절 상태.
…베이징(北京) 홀리데이인 리도호텔에 체류중인 것으로 확인된무기중개상 권병호(權炳浩)씨는 21일 安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자신이 귀국할 경우 신병처리 내용을 타진.
이 통화에서 權씨는 『내가 귀국하면 구속되느냐』고 물었고 安부장은 『수사결과 국내법위반 혐의가 드러나면 미국 시민권자라도구속될 수 있다』고 답변.
權씨는 이어 『당장이라도 귀국하고 싶지만 내가 구속될 경우 심장병이 있는 아내의 건강이 악화될까 걱정된다』는 뜻을 밝혔고安부장은 『귀국하는게 좋겠다』는 말로 귀국을 거듭 종용.
이철희.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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