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解禁' 청와대 문의 빗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청와대는 21일 똑같은 전화문의에 시달렸다.전날 이수성(李壽成)국무총리가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와 골프를 친 것에 대한물음이었다.요지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골프장 금족령(禁足令)을 풀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문의자는 대부분 고위 공직자.국영기업체 임원들이었다고 한다.
수석비서관들은 딱 부러진 해답을 주지 못했다.대부분 『대통령께서 골프를 치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다.이는 개인적인 양식에 맡길 문제』라고 원론적으로 말해주었다.
수석비서관들은 金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묻기가 곤란하다고 했다.金대통령은 이날 골프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李총리의 필드 라운딩엔 金대통령의 사전 내락이 있었다는 점을 청와대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한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李총리의 골프 계획을 듣고 「업무」에 관련된 점에서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김종필총재와 친다는 점이 고려 된 것으로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승낙없이 총리가 나갔다면 반기를 든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실제 「업무」와 관련한 고위공직자들의 골프를金대통령은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알려지지 않았지만공노명(孔魯明)외무장관이 외교사절들과 골프장에 나가는 것이 하나의 사례라는 것이다.따라서 큰 사건.사고가 없을 때는 일과 관련해 골프장에 나가도 무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그러나 골프 자제령이 유효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임기를 마칠때까지 골프와 손을 끊겠다는 金 대통령의 결심에는 변화가 없다고 한다.
지난 4월 제주도에 온 클린턴 미 대통령이 중문단지 골프장에매료돼 치고 싶다고 했으나 앤서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우리측의 사정을 설명,만류한바 있다.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대통령이 지난해 서울에 왔을때 전경련이 청와대를 대신해 골프접대를 한 적이 있다.이를 기억하는 일부 관계자들은 『李총리의 경우는 예외적이다.JP를 향한 메시지에 무게가 실렸다』고 분석했다.정부의 사정(司正) 관계자는 『골프에 대한 지침은 없다.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다.분위기.시점을 보고 스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것 아니냐』고 했다.
박보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