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비리의혹사건 관련 노소영씨 극비 소환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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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 비리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딸 소영(素英)씨를 21일 오후 대검 청사로 극비 소환,조사를벌였다. 검찰은 소영씨를 상대로 李씨가 공군참모총장 진급을 부탁하며 다이아 목걸이등 보석을 주었다는 무기거래상 권병호(權炳浩.54)씨의 폭로내용등에 대해 조사했다.소영씨는 이에 대해 『미국유학시절 알게 된 權씨로부터 92년8월 결혼선물이라 며 다이아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며칠후權씨가 찾아와 「사실은 이양호씨가 내 고모부인데 공군참모총장으로 진급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해 인사청탁으로 생각,즉각되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李씨의 11개 은행18개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섰다.

<관계기사 3,4면> 검찰은 또 李씨가 군사업 추진 대가로 대우중공업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았는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있다.검찰은 이날 李씨 관련 인물등 3명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안강민(安剛民)중수부장은 『검찰은 李씨의 참모총장 취임 관련금품제공,공무상 비밀누설,전투형 헬기사업등 군사업 관련 뇌물수수및 재산형성 의혹등 세가지 혐의를 집중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대우중공업으로부터 경전투헬기사업 과정에서 3억원을 받아 李씨에게 1억5천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권병호씨가 베이징(北京)에 체류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權씨의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까지 UGI사 전 대표 강종호씨등 10명을 소환,조사했으나 뚜렷한 뇌물수수.공여 혐의가 드러나지 않은데다 석진철(石鎭哲)대우중공업 전사장등 주요 조사대상자가 해외체류중이어서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관련자 예금계좌의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22일중 정호신(鄭虎信)대우중공업 부사장과 윤영석(尹永錫)대우그룹 총괄회장등 관계자를 불러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대우중공업이 무기등 군수물자를 군에 공급하면서 원가를 부풀려 2백6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잡고 이 돈중 일부가 李씨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李씨가 權씨에게 건네준 전투기 결함자동점검장비(CDS) 도입계획 메모가 공무상 기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중이다.
권영민.정철근.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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