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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겁나고, 채권 투자해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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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국공채 펀드 웃고, 회사채 펀드 울고-.

채권형 펀드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뒤로 국채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는 그나마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말 연 6%선을 넘어섰던 국고채(3년물 기준) 금리가 5%대 초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채권값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떨어진 만큼 채권값이 올랐으니 펀드 수익률도 올라갔다는 얘기다. 하지만 회사채 펀드는 사정이 다르다. 기준금리가 떨어졌는데도 AA- 등급 회사채(무보증 3년) 금리는 8% 위로 치솟았다. 신용 경색이 심해져 돈이 안 돌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비중이 높은 펀드 중에는 최근 한 달 동안 원금을 손해 본 것도 많다.


◆국공채 펀드는 선전=채권형 펀드는 단기간에 큰 돈 벌기 위한 상품이 아니다. 주식형 펀드처럼 위험 부담이 큰 상품에 가입할 때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보통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평균 40.3%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원금을 28.5% 까먹었다. 반면 채권형은 지난해 수익률(3.52%)과 올 들어 지금까지의 수익률(3.49%)이 큰 차이가 없다. 안정성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은행·회사채보다는 국공채 펀드가 낫다. 만약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내릴 경우 국공채 금리는 이를 비교적 빨리 반영한다. 하지만 은행·회사채 금리는 같이 떨어진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시중 자금난이 심해지면 최근처럼 되레 반대로 더 오를 수도 있다. SH자산운용 서준식 채권운용1팀장은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더라도 회사채까지 영향이 미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채권형 신중히=미국·유럽은 8일 정책금리를 0.5%포인트씩 내렸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아이슬란드는 15.5%에서 12%로 한꺼번에 3.5%포인트나 낮추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금리가 더 내려가면 내려갔지 오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외 채권형 펀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변수는 환율이다. 달러당 1373원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꺾일 경우 금리 좀 챙기려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아이투신운용 김형호 채권운용본부장은 “위험을 피하려면 환 헤지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환율이 좀 안정될 때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채권 직접투자도 방법”=투자 기간에 여유가 있다면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들고 가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중간에 금리가 요동쳐 채권값이 오락가락하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확정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고영준 PB채권파트 차장은 “중간에 정기적으로 이자가 나오는 이표채의 경우 이를 재투자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직접 투자 땐 경제 상황이 나빠져도 흔들리지 않을 회사를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량 은행·카드사의 3년물 채권도 연 8% 안팎에 이르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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