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美 중동 국가도 비난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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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사과 표명에도 불구하고 아랍과 이슬람권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9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미군과 이라크 저항세력 간의 충돌로 저항세력 19명을 포함, 28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마크 키미트 준장은 이날 "바그다드 일대에서 4건의 충돌 상황이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 경찰관 3명, 민간인 6명이 숨지고 경찰관 8명과 민간인 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일대의 교전은 미군이 알사드르의 마흐디군 고위 관계자 2명을 억류한 뒤 발생했다. 또 나자프 인근 쿠파에서도 미군과 알사드르에 충성하는 병력 간에 충돌이 벌어져 이라크인 2명이 숨지고 어린이 4명을 포함, 10명이 다쳤다고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바스라에서도 영국군이 타고 있던 차량에서 폭발물이 터져 영국군 3명이 부상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미국의 중동지역 최우방인 쿠웨이트 정부는 8일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행위를 '반(反)인륜적 범죄'라고 비난한 데 이어 이집트와 바레인 의회도 비난에 동참했다. 이집트 관영 MENA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의회는 이날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벌어진 포로 학대를 '고문행위'라고 지적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미 해군 5함대 기지가 있는 바레인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바레인 의회는 결의안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짓밟은 야만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연합군, 특히 미국 측에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모하마드 알사바흐 외무장관은 한 신문과의 회견에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학대 사건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야만적 행위를 떠올리게 한다"고 간접적으로 미국을 비판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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