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오늘 總選돌입 '볼저 개혁' 심판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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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양약(良藥)」은 역시 입에 쓴 것일까.성공적인 개혁정책으로세계의 찬사를 받았던 뉴질랜드의 집권 국민당이 12일 총선을 앞두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번 총선은 제임스 볼저 국민당정부가 소신껏 추진해온 경제및 행정.재정개혁을 정치적으로 총결산,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다는 성격이 강하다.
1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국민당은 현재 30%의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물론 제1야당인 노동당의 26%,연합당의17%,뉴질랜드 퍼스트당의 13%보다는 높으나 현재 연립을 구성하고 있는 소수당과 힘을 합치더라도 집권에 필요한 과반수 의석 획득은 무리라는 전망이다.
반면 최근 인기가 치솟는 헬렌 클라크 노동당 총재가 좌파.중도 정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해 첫 여성총리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당 정부의 개혁은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에서의 평가는 다르다.국민들은 지난 90년 이후 강도 높게 추진해온 계속적인 고통분담 요구에 지쳐있다.볼저총리는 취임후 복지를 우선하던 전 노동당정권과는 달리 의료.복지.
교육부문 지출을 과감히 도려냈다.
결과적으로 노인.환자.학생등 사회적인 약자가 감수해야 할 희생이 너무 커졌다는 원성을 샀다.
현지에서는 의료개혁으로 입원을 1년 이상 기다리다 죽은 어느환자의 딱한 소문이나 무료였던 대학의 수업료가 연간 1백50여만원으로 치솟는 것에 반발하는 대학생들의 항의집회 소식등이 잇따라 언론에 소개되며 국민당의 재집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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