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두 野黨총재 청와대영수회담 對話錄.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측 태도 ▶통령이 이홍구(李洪九)신한국당 대표,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에게 현재의 남북대치상황을 포함한 한반도 안보현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金대통령은 설명도중 『일전불사』등의 강도높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시종 결의에 찬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고 참석자들은전했다.참석자들이 전한 회담내용을 주제별로 재구성했다.
◇북측 태도 ▶金대통령=북한측 게릴라 소탕은 며칠이 고비가 될 것같습니다.11명이 자살한 것은 비밀유지를 위해서거나 잠수함이 좌초한 것에 대한 책임추궁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수재이후 1천명이상이 기아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되는등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북한은 내부통제를 위해전쟁가능성을 부각하고있고 실제로 전쟁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됩니다.보복위협으로 불안을 조성하는 것도 명분을 조성 하기 위한 것이지요. ▶김대중총재=그들의 어떠한 도발이나 협박에 대해서도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안보태세를 튼튼히 강화해 나간다는 결의를 명백히 해야겠습니다.
▶김종필총재=안보문제에 관해 야당에도 정보기관을 통해 브리핑을 해 충분한 정보교환이 있어야 합니다.여야간 협조를 위해선 정보공유가 필요합니다.
◇우리측 대응 ▶金대통령=이번 일은 주권침해로서 묵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북한은 이번 잠수함 사건으로 큰 상처를 입었으며이에 거듭 보복위협을 하고 있는데 이는 김현희의 KAL기 폭파사건이나 지난 4월 비무장지대에서의 도발사건 당시 예고했던 것과 유사해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입니다.북한이 국지전을 일으키면 전면전으로 갈 수 있습니다.
▶김종필총재=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이 필요하고 어떤 경우든 야당총재와 상의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 확정하기를 바랍니다.
▶김대중총재=한.미.일 3자공조체제를 한층 긴밀히 해 북한의오판을 막아야 합니다.우리 야당도 그 취지를 분명히 미.일 양국에 전하겠습니다.
◇향후 전망 ▶金대통령=북한의 동향을 분석해보면 국지적 도발과 해외 테러및 핵협정 파기위협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현재북한문제와 관련,한국과 미국은 의견일치를 보고있고 도발가능성에대해 미국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지요.북한이 도발하면 전멸 한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최후에는 일전불사를 결의하지 않을수 없으며 국민의 뒷받침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종필총재=우리 군의 기강과 정신무장을 강화하기 위해 정훈교육을 철저히 해야합니다.군의 지휘계통의 보완도 필요하고 또 해안경비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김대중총재=여야가 초당적 결의를 보여 북한의 오판을 막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날 메뉴는 우거지 해장국.金대통령은 무장공비침투 소탕작전에 관한 군의 작전상황도까지 보여주면서 지휘봉을 들고 그동안의경위와 안보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金대통령은 『군병력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게릴라들이 해안선으로 도주할 가능 성이 있어 철저히 막고 있으며 휴전선쪽으로도 모든 배치가 끝났다』고 강조.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휴전선쪽을 가리키며 『포위망이 여기까지냐』고 묻자 金대통령은 『공비들이 아직 포위망에 있다.오늘이 20일째인데 소리도 없이 있는 것을 보니까 참 지독하다』고 대답했다. 회담을 마친 여야대표들은 각각 당에 돌아와 『초당적 대처에 의견일치를 본 회담』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