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과 수입 신선식품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고환율·고물가로 원재료의 수입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참치캔·빵·조미료같이 서민들이 즐겨 찾는 제품 값이 줄줄이 올랐다. 국산 신선식품 가격이 원재료 수요 감소 및 풍작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현상과는 정반대다.
동원F&B는 지난달 25일 참치캔 값을 14~18% 올렸다. 대형마트에선 살코기캔(100g) 3개가 3780원에서 4490원으로, 고추참치캔(150g) 3개는 5100원에서 5990원으로 올랐다. 사조산업도 13일 참치캔 값을 15~20% 인상했다. 사조 살코기참치(150g)가 1650원에서 1950원으로, 올리브유 참치(150g)가 2000원에서 2300원으로 인상됐다.
동원F&B 서정동 홍보팀장은 “고유가로 조업은 줄어든 데 비해 수요는 늘어 참치 값이 연초보다 30% 정도 비싸다. 환율 여파까지 겹쳐 원자재 가격 인상 압박이 심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다시다 값을 7~9% 올렸다. 원료가 되는 호주산 쇠고기의 국제 시세가 연초보다 50% 정도 인상돼서다. 전성곤 홍보과장은 “간장·마늘 같은 재료도 연초보다 10% 정도 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가을을 맞아 편의점에 등장하기 시작한 호빵도 예전 가격이 아니다. SPC의 샤니 단팥호빵은 700원에, 야채호빵은 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100원씩 오른 가격이다. 같은 회사의 요요꿀호떡(400g)도 이달 초 15% 정도 올라 1890원이다. SPC 관계자는 “올 초 밀가루 가격 인상분을 이제야 반영했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올라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수입 신선식품은 아예 금값이다. 이달 첫째 주 필리핀산 바나나의 도매시장 가격은 13㎏에 1만8000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3000원보다 40% 가까이 올랐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입 과일 중도매인으로 일하는 김재민씨는 “레몬은 2주 사이 한 상자에 4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올랐다. 환율 때문에 수입을 포기한 업자가 늘면서 과일 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이번 주부터 10%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