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근영사 피살 하루前 북한,對러시아 보복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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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최덕근(崔德根)영사 피살사건 발생 직전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對韓)무기판매를 문제 삼아 보복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5일 밝혀졌다.그리고 러시아정부 및 수사기관이 崔영사 피살을 북한의 음모와 연관해 보는 것도 이 런 점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게 정부 고위관계자의 전언이다.
북한이 러시아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이번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고위관계자는 崔영사 피살 하루전인 지난달 30일 북한관영중앙통신이 러시아가 한국에 외채의 현물상환으로 장갑차.탱크등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가 조선반도 통일문제해결에 장애를 조성하고 평화와 안전을 유린하는 길로 나간다면 우리도 그에 대한 계산을 똑똑히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위협한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이 보도에서 러시아를 『조선분열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나라』라는 전례 없는 극언을 퍼부으며 『범죄를 부추기는 2중의 범죄행위』『전쟁을 부추기는 심각한 정치.군사적 행위』『적대세력에 버금가는 세력』등으로 비난했다.특히 『 러시아는 남조선에 대한 군사장비 반출이 초래할 후과(後果)에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통신은 관영통신사로 북한의 대외적 입장을 해외에 타전하며그 공표내용은 노동당과 정부의 공식입장으로 취급된다.
한편 북한은 4일 노동신문 논평에서 崔영사 피살사건을 『남조선 당국의 모략행위』라며 사건개입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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