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사당국,최덕근영사 살해 범인 밝혀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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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러시아정부는 사건발생 직후부터 이번 사건이 한.러및 러.북한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직접 모스크바에서 사건을 관장하고 있다.
연방 보안부.내무부.검찰이 합동수사팀을 구성한후 총괄책임자로연방 검찰청장이 임명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번 사건 해결에 러시아가 적극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번 사건의 범인이 검거돼 사건이 조만간 마무리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난 2년동안 러시아에서 발생한 언론인과 은행장등의 살해사건30여건중 아직까지 해결된 사건이 사실상 없는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94년 발생한 콤소몰레츠지 드미트리 홀로도프 기자 피살사건이나 95년 발생한 오스탄키노 TV사 블라디슬라프 리스디예프 사장 피살사건등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까지 나서 『반드시 범인을 색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범인의 윤곽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러시아 청부살인 형태에 동양인(북한인)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사안이 정치외교적으로 극도로 미묘해 해결가능성이 더욱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명백한 범죄사실이 드러나지 않는한 러시아당국은 북한과의 관계에 부담이 갈만한 일이 안생기는 방향으로 이런저런 고려를 할 것은 분명하다.
물론 러시아측은 5일 합동수사반을 증원시켜 이권문제.개인원한.북한의 공작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이를 FSB(북한 공작가능성).연방내무부와 검찰(이권문제및 개인원한).지구 검찰과 경찰(현장 주변및 초동수사사건)등에 각각 분담시 켜 사건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94년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생했던 영국 외교관 피살사건과 95년말 발생했던 한국인 사업가 방현철씨 피살사건의 경우도 초기의 적극적인 의지와는 달리 아직까지 범인의 윤곽조차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사건해결의 전망이 매우어둡다는 의견들이 많다.
블라디보스토크=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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