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 일찌감치 勝勢 굳힌 민주당-미국 대통령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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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달(다음달 5일)앞으로 다가왔다.지금까지는 민주당 후보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공화당의 봅 도울 후보를 계속 앞질러 왔다.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반영한다.공화당내에서마저 클린턴의 승산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클린턴의 재선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는 대략 세가지로 꼽힌다.우선 도울후보가 공화당에 승리를 안겨줄 만큼 강력한 인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TV의 입김이 압도하는 현대 선거전에서 도울은 TV 화면을 잘 받는 후보가 아니 므로 유권자들이 그에게서 충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둘째,도울 진영의 핵심 무기인 「15% 세금감면」공약이 유권자들에게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도울에게는 문제다.상당수 유권자들은 『정치 계절에 돌출된 환상적 제의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게다가 공화당 의 또다른 공약인 균형 예산 달성과 세금 감면은 동시에 이뤄질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고 믿는 유권자도 많다.
셋째,도울후보가 클린턴의 각종 스캔들을 문제삼아 「도덕성 문제」를 건드려 왔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도울이 2차대전 참전과 자신의 희생(부상)을 선전하면서 클린턴과 비교하지만 유권자의 75% 이상은 2차대전 종전이 후에 태어났기 때문에 도울의 주장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선거는 정책적인 이슈보다 양당 후보에 대한 세대별.성별 지지도의 격차가 승패를 결정할 것 같다고 대다수 정치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가장 고령의 대통령이 될 도울후보와 만 50세인 클린턴대통령을 각각 지지하는미국 유권자들의 세대 차이는 크다.여성 유권자들이 클린턴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도울보다 훨씬 좋아하는 것도 분명하다.
도울이 여성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을 철폐하려 하는 반면클린턴은 자녀교육.의료보험등 여성 문제에 보다 신경쓰고 있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하지만 도울에게도 기회는 있다.6,16일실시될 TV 대토론이 그것이다.아직 누구를 찍 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3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도울이TV 토론을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대역전극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프레드 톰슨 상원의원(공화)을 클린턴 대역으로 삼아 두차례 예행연습을 마친 도울이 어떻게 포문을 열 것인지,클린턴 대통령은 수성(守城)을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에서 벌어질 1차 토론에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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