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식품>콜레스테롤 과민반응 득보다 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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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식품과 관련해 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을 바로잡기 위해 본란에 「건강과 식품」코너를 마련합니다.필자 강성종(사진)박사는 63년 독일 투빙겐대에서 화학박사학위 취득후 89년까지 미국 뉴욕시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 재는 미국 생명공학회사인 바이오다인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편집자註] 현대인은 자기 피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양에 대해서 신경과민이 돼 있다.혈중 콜레스테롤 양이 어느 수치 이상이 되면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는 음식을 피하고,심지어 모든 육류를 피한다.또 의사들도 대부분 그렇게 권유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바로 알아야 할 사실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혈중 콜레스테롤 양은 사람 몸 속에 있는 전체 콜레스테롤 양의 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나머지 93% 정도는 세포막.조직.피부등에 널리 퍼져있다.우리 세포에는 그 표면에 저농도 지방단백(LDL)수용체라는 것이 있어 혈중 콜 레스테롤을 세포 안으로 운반한다.만일 이 수용체에 이상이 생길 경우 전체몸은 콜레스테롤 결핍증으로 고통받고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높은,다시 말해 「많고도 부족한」기현상이 생긴다.
둘째는 우리 몸속 콜레스테롤의 80%는 음식물로 섭취되는게 아니고 체내합성된다는 사실이다.콜레스테롤의 체내합성은 자동조절(feedback)메커니즘에 의해 대부분 간에서 이루어진다.즉외부에서 음식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오면 간은 콜레스테롤 생산을 중단하고,외부에서 섭취되는 콜레스테롤이 적으면 간은콜레스테롤을 활발히 만들어 체내 콜레스테롤의 적정수치를 유지한다.따라서 우리 몸 속의 콜레스테롤 양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 중의 콜레스테롤 양에 좌우되지 않 는다.
미국의 의학권위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린 한논문은 평소 식사 외에 매일 25개의 달걀을 30년간 먹어온 한 미국노인의 혈중 콜레스테롤 양이 30년동안 정상수치였음을 보여준다.콜레스테롤 섭취량만으로 따지면 5천㎎.
우리가 음식에서 보통 섭취하는 콜레스테롤 양의 무려 70배 가까이 된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20~30년전만해도 혈액10㏄당 3백㎎을 초과하지않으면 정상이라고 얘기해왔는데 요즘은 1백50㎎까지 떨어졌다.사람 몸 속에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생식기능이 파괴되고,두뇌가 발달하지 못하고,피부가 거칠어진다.면역체 계가 약화되고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혈중 콜레스테롤 양이 적으면 적을 수록 좋다는 생각은 위험하다.혈중 적정 콜레스테롤 농도는 사망률과 혈중 콜레스테롤 양을 비교해볼 때 1백80~2백20㎎(10㏄당)이 좋지않을까 싶다.
강성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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