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30년 숙성’ 한권짜리 삼국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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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삼국지』는 1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 『삼국지』를 ‘하룻밤’에 볼 수 있게 한 권으로 줄였다. 내용의 단순한 축약이라기 보다는 『삼국지』란 봉우리로 안내하는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안내를 책임진 저자 표정훈씨는 출판평론가·출판칼럼니스트로 한창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독서 가이드’. 표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린이용 문고로 나온 한 권짜리 『삼국지』와 처음 만났고, 4학년 때 월탄 박종화의 『삼국지』를 탐독한 이래 지난 30여년에 걸친 각종 『삼국지』와의 인연을 이번에 쏟아냈다고 한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삼국지의 탄생과 배경’. 본격 역사서였던 『삼국지』가 소설 『삼국지』로 변화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진나라의 진수(233∼297)가 편찬한 역사서 『삼국지』는 위·촉·오 세 나라 가운데 조조 세력의 위나라에 정통성을 두고 쓰여졌다. 일종의 승자의 역사서다. 하지만 이보다 1000여년이 지나 쓰인 소설 『삼국지』는 촉나라의 유비 세력에 초점을 맞췄다. 승자를 중심으로 기록한 역사서보다 패자를 중심에 놓고 상상해낸 역사소설이 훨씬 더 많은 대중적 인기를 얻음에 따라 어느게 진짜 역사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제2부는 ‘삼국지 펼쳐 읽기’로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삼국지 전 분량을 축약하고 있다. 제3부 ‘삼국지 깊이 읽기’에서는 『삼국지』에 관한 보다 심층적 정보를 제공한다. 아울러 저자 표씨가 느끼고 하고 싶었던 말을 ‘조조형 인간과 진궁형 인간’‘제갈공명이 이상으로 삼은 인물’등 소항목을 통해 풀어놓고 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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