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박재홍 타격막기위해 한화 강병철감독 투구 특별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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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박재홍을 잡아라」.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승패는 한화가 현대 박재홍의「괴물」방망이를 얼마만큼 막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박은 정규리그에서 호타.준족의 상징인 30홈런-30도루를 기록,한국프로야구사상 최초로 30-30클럽에 안착했고 두팀 타자들중 가장 위력적인 타격을 보였기 때문.
특히 박재홍은 한화와의 시즌 16경기에 출전해 홈런 5개,12타점,볼넷 4개를 얻어내는 짭짤한 수확을 올렸다.
더구나 투수력에 비해 타력이 떨어지는 현대는 정규리그에서도 박재홍이 공격의 물꼬를 터주지 못하면 맥없이 패해왔다.
따라서 한화 강병철감독의 최대 고민은 박의 방망이를 어떻게 침묵시키느냐는 것.
강감독은 박재홍에 대해 『힘은 천부적이지만 상체가 많이 움직이는 결점이 있다』며『피하려다 보면 맞을 확률이 높다.투수들이힘을 앞세운 투구보다 정확한 제구력으로 낮게 승부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감독은『타자들은 누구나 낮은 공이 치기 어렵고 높은 공은 공략하기 쉽게 마련』이라며『국내타자들은 중심을 뒤에 둔 타격을하지 못해 코너를 찌르는 정확한 투구에는 약하다』고 설명했다.
강감독은『박재홍뿐 아니라 장종훈.마해영.양준혁등 국내프로야구의 거포대열에 드는 타자들은 대부분 낮은 공을 치지 못한다』고말했다. 강감독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박재홍이 그동안 한화전에서쳐낸 홈런은 모두 높은 공이었다.
이상목이 가운데 높은 코스의 공을 던져 두개의 홈런을 맞았고구대성.송진우.신재웅이 각각 한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강감독은『박재홍이 슬라이더를 잘 친다고 하지만 바깥쪽으로 제대로 변한 것은 잘 치지 못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따라서 한화 투수들은 직구든,변화구든 무조건 낮게 던져 박을범타처리한다는 작전이다.그러나 매번 낮은 공만 던질수 있는 투수는 없다.실투도 있을 수 있고 볼카운트를 조절하는 높은 볼도던질 수 있다.
특히 당사자인 박재홍은 상대팀 투수들이 자신의 약점을 찔러오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따라서 박재홍을 막는 일이 강감독의 예상처럼 만만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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