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불경기엔 화장이 진해진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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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헤라 제공]

 올가을, 화장이 진해지고 있다. 스모키 화장(눈 주변에 진한 색조화장품을 펴 바르는 화장법)으로 눈을 강조하고, 입술엔 선명한 립스틱을 바르는 것이 유행이다. 일부에선 최근의 불경기가 메이크업 팔레트를 화려하게 만든다고 해석한다. 비싼 옷이나 가방을 못 사는 여성들이 값이 싼 립스틱으로 대리 만족을 느끼는 일명 ‘립스틱 효과’라는 것이다.

◆강렬한 눈 화장=한 듯 안 한 듯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던 투명 메이크업은 옛날 얘기다. 올해 가을·겨울엔 강렬한 색으로 눈을 강조하는 화장이 유행할 전망이다. 특히 연보라부터 진한 보라까지 보랏빛 색감을 강조한 브랜드가 많다. 올 파리·뉴욕의 컬렉션에선 안나수이·보테가베네타·셀린 등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보라를 주요 색상으로 내세웠다. 라네즈의 ‘스노우 매직박스 아이섀도’(2만원대)는 섬세하게 반짝이는 핑크·오렌지·보라를 함께 담았다. 헤라가 지난달 가을 신제품으로 선보인 ‘미스틱그레이’도 보랏빛이 도는 스모키 화장 제품이다. 4만원대. 오휘는 차분한 갈색을 강조한 스모키 화장을 제안한다. ‘오휘 아티스트섀도우’는 아이보리·카키·다크브라운 등 다양한 색상이 꽃무늬를 이루고 있다. 4만원대 초반. 엔시아는 엷게 황금빛 아이섀도를 펴 바르고 초콜릿색 아이라이너로 눈매를 또렷하게 표현하라고 조언한다. 화이트·골드·브라운이 어우러진 ‘엔시아 브릴리언트아이즈’는 2만8000원선.

강렬한 눈매를 표현하려면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풍성하게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속눈썹이 짧은 편인 우리나라 여성들은 일단 속눈썹 길이를 늘려주는 ‘롱래쉬 마스카라’를 바른 뒤 볼륨을 살려주는 ‘볼륨 마스카라’를 살짝 덧바르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래 속눈썹까지 마스카라를 발라주면 눈이 훨씬 더 또렷해진다.

◆얼굴선 정돈하는 입체 화장=얼굴선이 또렷해 보이도록 음영을 강조하는 입체 메이크업도 서서히 유행을 타고 있다. 투명 메이크업이 유행할 땐 비비크림만 쓱쓱 발라 생얼 느낌을 내는 것이 핵심이었다. 최근엔 입체 화장도 그리 복잡하지 않도록 전문 제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오휘는 파운데이션을 바른 뒤 쓰는 ‘퍼펙팅 페이스브라이트너’(15mL 5만원대)를 내놓았다. 이마와 코를 밝게 표현하면 이목구비가 뚜렷해 보인다는 것이다. 애경의 루나는 기본 파운데이션과 입체감 표현을 위한 어두운 파운데이션을 함께 묶은 ‘루나 3D 듀얼 파운데이션’(3.5g 3만8000원)을 출시했다. 이마 가장자리나 관자놀이·광대뼈를 한 톤 어둡게 표현하면 얼굴이 더 작아 보인다는 설명.

라네즈에선 색깔과 질감이 다른 네 가지 파운데이션을 모아놓은 ‘스노우 매직 박스 페이스’(3만원대)를 내놓았다. 반짝임의 정도와 색깔의 농담을 섞어 얼굴에 음영을 표현하게끔 한 것이다. 이 브랜드의 최대균 실장은 “피부 톤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뒤 눈 아래 삼각존을 밝게 표현하는 것이 입체 화장의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오렌지·핑크 톤의 블러셔를 광대뼈 아래에 바르면 좀 더 입체감을 살릴 수 있다.

◆립글로스 대신 립스틱=촉촉한 윤기를 강조하는 립글로스 대신 선명한 색깔을 표현하는 립스틱이 다시 잘 팔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바비브라운 매장에선 올 여름부터 6대 4 정도의 비율로 립스틱이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지난 3~4년 동안은 립글로스의 판매가 립스틱을 훨씬 앞섰다. 이 매장의 배희옥 메이크업아티스트는 “입술 원래의 색깔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하고 선명한 색깔의 립스틱이 잘 팔린다”며 “눈화장이 짙은 경우엔 연분홍색 같은 차분한 컬러의 립스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엔시아는 갈색이 도는 핑크빛의 ‘슈가드 머핀 립스틱’을, 오휘는 반짝임을 강조한 분홍색의 ‘쉬머핑크’를 대표로 내세운다. 각각 1만원대 후반, 2만원대 후반.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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