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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온천 개발실태와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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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국 곳곳에서 무분별한 온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유사온천 난립,자연파괴등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온천개발붐이 이는것은 본격 지방자치가 시행되면서 지자체가 재원확보라는 명분으로온천등 레저타운 개발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데다 업자는 개발이익과 땅값상승을 노려 치열한 온천찾기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또 「지하수의 온도가 섭씨 25도이상이면 온천」으로 규정하고 있는 허술한 온천법도 무분별한 온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이에 따른 가장 큰 부작용은 유사온 천 난립.전국 일선 시.군에따르면 현재 온천지구로 지정된 곳에서 나오는 지하수 가운데 상당수는 일반 지하수와 다름없는 단순천인데다 수온도 낮아 다시 끓여 사용해야하는 실정인데도 일부업자들은 이를 몸에 좋은 성분이 포함된 특이온천으 로 선전하며 영업하고 있다.이와 함께 무분별한 온천개발은 지하수고갈.오염등 환경파괴를 부채질하고 있으며 부동산투기등의 부작용을 낳고있다.그 실태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책을 알아본다.
[편집자註] ◇실태=전국적으로 한국자원연구소의 검사를 거쳐 온천물로 공인받은 곳은 모두 2백20곳.이중 90%정도는 일반물성분에 약간의 광물질이 포함된 단순천이다.특이천은 10%에 그치고 있다.
현재 온천지구로 고시된 지역은 93곳.그러나 유성.수안보등 31곳만 영업중이고 나머지 62곳에서는 온천탕.호텔.음식점등 위락단지 조성공사가 진행중이다 온천지구는 90년대 들어 갑자기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90년의 경우 온천지구는 전국에 21곳뿐이었으나 92년들어 44곳으로 늘어난데 이어 96년 93곳으로 6년사이 3백40%나 증가했다.
온천불모지였던 서울에도 워커힐호텔,양재동 스포타임,서초동 여원빌딩등 7곳에서 공인 온천이 발견돼 해당 지자체가 온천발견 신고서를 수리했다.그러나 워커힐호텔을 제외하고는 지구지정이 안된상태.최근 온천개발이 가장 활발한 경기도의 경우 온천지구로 지정된 곳은 10곳에 불과하지만 온천발견 신고가 접수된 곳은 의정부장암.안산신길등 모두 15곳.이밖에 이천시율면월포리등 30곳에서는 온천 시추가 한창이다.
◇유사온천 난립=서울 「S온천」은 온천지구 지정이 안돼 일반대중목욕탕 허가를 받고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S온천」이란 상호를 내걸고 1인당 6천5백원씩의 입욕료를 받고 영업하다지난 7월 구청측으로부터 개선명령을 받기도 했다 .10층 규모의 이 온천은 셔틀버스 23대를 운영하고 있어 하루평균 2천~2천5백명의 손님이 몰리고 있다.경기도의 경우 온천지구 지정을받은곳은 모두 10곳이지만 온천법에 따라 온천수 이용허가를 받은 곳은 이천.신북온천등 2곳뿐이다 .
지난 4월말 개장한 포천군 I,Y목욕탕등은 온천수발견 신고수리는 마쳤지만 개발계획 수립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온천수를 사용하지 못하고 지하수를 쓰고 있다.포천군 「M레저타운」의 목욕탕은 온천발견 신고조차 하지않았을 뿐만아니라 탄 산천 성분의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온천으로 알려져있다.
김포군 A온천은 현재 개발계획승인을 마친 상태여서 4년후에나개장이 가능한데도 일부 주민들은 온천수 발견지점에서 영업중인 A호텔의 사우나탕 물을 온천물로 알고있다.
경북의 경우 21개 온천지구중 유황천은 2곳뿐이며,탄산천 5곳과 식염천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1곳은 모두 단순천이다.전북도 온천지구로 지정된 14곳 가운데 11곳이 단순천이다.
◇허술한 온천법=전문가들은 전국 곳곳에 유사온천이 난립하는 가장 큰 이유를 온천법이 너무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온천법 제2조와 제17조는 「지하로부터 용출되는 섭씨25도이상의 온수로서 인체에 해롭지 않고 배출수량이 하루평균 3백이상이면 온천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같은 온천공을 3곳 이상만 확보하면 온천지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행 온천법에는 이처럼 수맥의 「깊이」에 대한 규정이나 온천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인체에 유익한 성분」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이는 땅속에서 적정량 이상의 미지근한 물만 나오면 온천지구지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 온천지구지정을 받은 곳의 수맥심도와 수온을 보면 온천법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알수있다.경기도의 경우 온천지구지정을 받은 곳의 심도와 온도는▶포천신북온천 지하 5백92,섭씨26도▶양평용암온천지하6백65,섭씨26도▶이천신갈온천 7백70,섭씨27도등으로 나타나고 있다.이같이 물의 온도가 체온보다 낮기 때문에 이들 온천은 모두 보일러로 물을 데워 사용하는 실정이다.
◇환경파괴=충북괴산군의회 의원과 지역주민들은 지난달 1일 국립공원 속리산사무소 주변에 말뚝을 박고 직원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국립공원관리공단이 속리산 용화지구에서 추진중인 온천개발공사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주민들은 『온천이 개 발되면 호텔.목욕탕.음식점등이 들어서 하천이 오염된다』고 주장하며 온천개발을 반대하고 있어 분쟁이 일고 있다.
한화국토개발이 설악산에 추진중인 8만평규모의 온천휴양지도 환경파괴 논란에 휩싸여있고,경기도연천군이 한탄강상류 대광골에 온천개발을 허가해 주민들이 상수원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은 『현재 포천지역에 4개의 대형온천과 목욕탕이 가동되면서 인근 하천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며 조만간 환경오염실태조사에 착수해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부동산투기=온천개발붐이 이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온천발견 신고만 접수해도 땅값이 오르는데다 온천지구로 지정받게 되면주변지역 땅값이 급격히 뛰기때문.지난 7월2일 46만3천8백22평이 온천지구로 지정된 경기도파주시맥금동 맥금 온천 주변은 지구지정이전 평당 15만~20만원선에 불과하던 땅값이 2개월이지난 현재 평당 3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업자들은 실제 온천영업보다는 부동산투기를 위해형식적인 온천수개발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는 것.
포천군관인면 Y부동산의 공인중개사 李모(45)씨는『온천수가 발견된 곳 주변의 호텔.여관등을 신축할 수 있는 도로변 잡종지는 온천수 발견이전에 평당 20만~30만원선이던 것이 발견후 30만~40만원선으로 50%이상 올랐다』며 『앞으 로 온천지구로 지정되고 본격개발이 시작되면 온천 주변지역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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