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영방송 ARD.ZDF '차별화' 충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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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독일에는 2개의 공영방송사가 있다.제1방송인 ARD와 제2방송 ZDF.
이 두 방송사는 상업방송의 현란한 시청률 경쟁속에서도 의연한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다시 말해 시청자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제작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꼭 봐야 할 프로그램을 골라 제대로보여준다는 원칙에 충실하려 한다.
이런 공영방송으로서의 원칙은 독일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지지와신뢰를 얻는 바탕이다.이들이 선보이는 다큐멘터리.토크쇼.오락프로그램등의 시청률은 상업방송을 능가할 정도다.
53년 설립된 ARD는 「방송사는 연방 자체적으로 만들어져야한다」는 원칙에 근거,13개주와 3개 도시정부등 모두 16개 지역방송사 연합체로 구성돼 있다.지방문화재 소개등 지역제작의 비중이 큰 지방분권식이다.반면 63년 설립된 Z DF는 중앙에서 독일전역을 담당하는 중앙집권식이다(ZDF의 본사도 지리적으로 독일 한가운데 있는 마인츠에 있다).
이들 양사는 서로를 경쟁상대로 삼지 않는다.각자 나름대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대표적인 것이뉴스.예컨대 ZDF의 저녁 종합뉴스가 7시,9시45분이면 ARD는 8시,10시30분이다.같은 시간대 중복편성 보다 국민들에게 시시각각 「뉴스」를 전한다는 원칙을 더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시청료와 광고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으며 이윤이 생기면 시청료를 깎아줄 만큼 시청자 권리 찾기에도 적극적이다. 시청료의 경우 한달에 24마르크(약1만2천원)로 전체금액의 70%가 ARD와 각 지방 주영방송에,30%가 ZDF에 분배되고 있다.이는 ZDF 총예산의 60%로 나머지 40%는 광고료다. 하지만 광고시간은 24시간중 오후6시부터 8시 사이에20분정도 할애될 뿐이다.프로그램 중간에 삽입을 못하게 하고,영세한 개인방송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ZDF 국제협력부아시아담당인 볼커 슈테른하이머의 설명이다.
자연히 영향력은 크지만 광고단가가 비싸다.분당 5만달러에서 9만달러수준.분당 1만달러수준인 상업방송과 엄청난 차이다.그래서 광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최근의 문제다.
그러나 광고시간을 늘리자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광고로 인해 피해받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이같은「자존심」은 총리라도 크리스마스와 신년 이외에는 TV출연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방송의 독립부분은 눈여겨볼 대목이다.통일후에는 군사적 제한이 없어지면서 위성주파수 운용에 대한 권리도 방송사가 갖고있으며 광고비 책정권도 2년전 정부로부터 넘겨받았다.
마인츠(독일)=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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