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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소설 같은 복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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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6강전>
○·이영구 7단(한국) ●·저우루이양 5단(중국)

 제1보(1~13)=저우루이양(周睿羊) 5단은 천야오예·리저 등과 함께 일찍이 중국이 자랑해 온 천재급 신예들이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국가 시드를 받아 예선을 면제받은 것만 봐도 중국이 믿는 그의 가치를 실감하게 된다. 1회전(32강전)에서 윤준상 7단을 꺾고 2회전에서 이영구 7단과 격돌했다.

이영구 7단은 전야제 때 중국의 창하오 9단을 대국 상대로 지명해 구리 9단을 지명한 진시영과 함께 최고의 ‘멋쟁이’가 됐다. 게다가 이튿날 벌어진 1회전에서 이영구와 진시영은 대불리의 예상을 깨고 똑같이 기적 같은 반집승을 거둬 중국의 양 날개를 꺾어버렸다. 소설보다 재미있는 스토리였다. 더 재미있는 스토리가 16강전에서 펼쳐졌다. 중국 신예 저우루이양과 리저가 이영구와 진시영을 상대로 형님들의 ‘복수전’에 나선 것이다. 신의 테스트인지 대진표의 장난인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양국 신예들의 의미심장한 대격돌에 유성에 모인 수많은 시선이 총집중된 것은 당연했다.

9월 5일 아침 10시에 대국 개시. 돌을 가리니 저우루이양이 흑인데 11, 13의 무식한(?) 강수가 초반부터 판을 뜨겁게 달군다. 흔한 정석은 ‘참고도1’. 이를 외면한 11, 13은 아마추어들의 대국에서 더 많이 보이는 수법. 여기서 ‘참고도2’ 백1의 절단은 흑2의 맥으로 안 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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