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명물 호도 수확량 올해 크게 줄어 재배농민들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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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청설모가 극성을 부리는데다 봄 냉해까지 겹쳐 올 호두농사는완전히 망쳤습니다.』 충남천안지역 명물인 호두 수확량이 올해 크게 줄어 호두 재배농민들이 울상이다.날다람쥐의 일종인 청설모가 닥치는대로 호두를 까먹어 버렸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봄철 가뭄과 냉해로 착과율이 예년보다 5~10% 정도 떨어진 것도 호두 수확에 영향을 미쳤다.
전국적인 호두 명산지로 알려진 광덕면등 천안지역에서는 2천2백여 농가가 1천㏊의 면적에서 해마다 1백여이 넘는 호두를 생산해 왔다.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수확이 끝난 올해 천안지역 호두 수확량은 겨우 50~60에 머무를 전망이다.
이처럼 호두 수확이 감소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청설모. 지난해부터 천안지역 호두 농가를 조금씩 괴롭히기 시작한 청설모는 올해 수가 크게 늘어 호두 열매를 순식간에 먹어 치워버렸다.
호두 열매가 영글기 시작하는 여름철부터 등장하는 청설모는 아무리 열매가 많이 달린 호두나무라도 하루면 너끈히 해치우곤 한다. 전국 제일의 호두 주산지인 천안시광덕면(2천1백여 농가)의 경우 해마다 90여의 호두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30~40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마을 李영훈(41)씨는 『10㏊의 호두 재배 면적에서 해마다 3의 호두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1.4에불과하다』며 『봄철 냉해로 착과율이 지난해 보다 다소 떨어진 데다 청설모 때문에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청설모를 퇴치하기 위해 덫을 놓거나 공기총을 사용해보지만 효과가 없다.
농민 유연국(60.광덕면광덕리)씨도 『해마다 1백가마씩 생산하던 호두가 올해는 20~30가마로 주는등 최악의 상태』며 『현재로선 마땅한 청설모 퇴치 방법이 없어 호두 농사는 앞으로 끝장』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농민들은 청설모의 천적인 동물이 새로 나타나거나 청설모 잡는약이 개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안=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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