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타개 시급 깊은 공감-與野 領袖회담 成事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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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17일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을 시켜야당총재들에게 청와대 초청장을 전하는 일로 보름간 비워둔 국내일정을 시작했다.
李수석의 예방을 받은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흔쾌히 수락했다.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는 시간이 맞지않아 18일 李수석이 찾아가기로 했다.청와대측은 金총재가 특별히 거절할 이유가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번째 방문국 아르헨티나를 떠날 무렵부터 金대통령은 『남미의엄청난 잠재력과 국민적 활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말을 자주했다. 그리고 귀국하는 대로 남미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려야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을 갖기 시작했다.金대통령은 『남미 국민들이 지도자의 과감한 경제 정책을 지지하면서 힘을 모으는 것을 보았으며 이런 국민적 의지가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고까지 언급했다.
金대통령이 귀국 다음날 예상보다 빨리 두 야당총재에게 만나자고 제의한 것은 바로 이같은 자신의 「남미 개안(開眼)」을 털어놓고 국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공감대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金대통령이 맞고있는 어려움은 기업의 대량 감원 사태까지 이른 경제문제다.대선주자들이 각개 약진을 보이는 신한국당내사정과 정기국회에서의 야당공세도 신경쓰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미가 재기하는 모습처럼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의 어려움에 대처하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게 金대통령의 신념이며 영수회담에서 이런 얘기들이 나올것』이라고 전망했다.따라서 대선과 관련된 정치문제는 거론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더구나 김대중총재가 경제영수회담을 제의해 놓고 있어 이번 회동은 자연스럽게 경제 실상과 해결방안 논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김종필총재도 민생분야의 우선 관심을 강조하고있다. 그러나 김대중총재가 내놓은 여야 정책의장과 경제부총리가참석하는 4자 경제대책위 구성방안에 청와대측은 난색을 표시하고있어 영수회담에서 구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측은 『金대통령이 중남미 붐을 조성하려는데 들러리가 될 수 없다』고 경계하면서 『국회의장까지 포함한 회담의 형식자체가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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