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 잘 먹는 사람 호흡기 건강 챙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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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쌓일 땐 매운 음식이 최고지요”, “이 집에서 가장 매운 음식이 뭐에요?”, “남자라면 이 정도 매운 것은 먹을 수 있어야죠……. 한국인은 매운 음식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매운 걸 잘 먹는 게 자랑거리가 되고 매운 음식을 파는 식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매운 음식을 잘 먹는 것이 호흡기계나 순환계에 이상신호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강남 함소아한의원의 김윤필 원장은 “육류나 기름진 음식, 단 음식 등을 많이 먹어 몸속 진액이 끈끈해지고 어혈이 쌓인다. 이럴 땐 몸 속 기운의 흐름과 피부의 호흡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땀을 내서 몸 밖으로 노폐물을 배출하고 기운을 트기 위해 매운 것을 찾게 된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비염이나 경피증 아토피 증상이 있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한다. 또한 매운 음식 자체가 속열을 만들기 때문에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육류와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은 몸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일까?

육류, 몸속에 기운 정체시키기 쉬워
단백질은 성장기 아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인데 요즘엔 단백질 부족보다는 과잉으로 문제가 생기는 일이 더 많아졌다. 서구형 패밀리레스토랑이 늘어나고 패스트푸드가 넘쳐나면서 각종 육류를 먹을 일이 많아졌기 때문. 김윤필 원장은 “한방에서는 육류가 채소나 곡식에 비해 기운이 넘치는 식품이라고 본다. 햇볕을 받아 광합성으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식물류와는 달리 동물들은 외부에서 발생한 기를 2차적으로 섭취하여 생존하는데 이런 동물의 고기는 단맛을 띠고 탁한 성질이 있어 많이 먹으면 기운이 몸속에서 울체되기 쉽다”고 말한다. 울체되었다는 것은 ‘체내에서 기운과 혈액이 순환되지 못하고 한 부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기운이 폐에 울체되어 있을 때 감기, 비염 같은 각종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린다. 폐 기운이 퍼지지 못해서 기침 증상이 나기도 한다.

기름진 음식도 습열 만들어 폐 건조
육류를 포함하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튀김류, 후라이드치킨, 피자 같은 기름진 음식도 몸속에서 습열을 만들어 폐를 건조하게 한다. 습열이란 습(濕)과 열(熱)이 결합된 나쁜 기운으로 습기는 열기를 붙잡는 성질이 있어 역시 진액이 마르고 노폐물 배출을 방해하면서 기운의 흐름이 막히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살기 쉽다. 체질적으로 습열이 쌓이기 쉬운 아이는 특히 주의하는 게 좋다. 대개 땀이 많고 통통하면서 얼굴이 불그스레하고 활발한 아이가 많은데 이런 아이는 열을 만들어내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땀을 자주 내는 것이 건강에 좋다.

매운 음식, 폐의 진액 말려
매운 음식은 몸속에 열을 만들고 기운을 발산시키는 성질이 있어 수분과 함께 열을 몸 밖으로 배출하려고 한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땀이 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다. 그런데 매운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폐를 건강하게 보호해야 할 진액까지 다 빼내서 기운의 순환을 막기도 한다. 이 때 외부에서 사기(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코, 목 등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매운 음식을 평소부터 즐겼다거나 갑자기 당기는 사람이라면 환절기마다 호흡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오미 고루 섭취하되 횟수 줄이고 육류는 채소와 함께
이렇듯 몸속에 열이 쌓이고 폐가 건조해지면서 감기나 비염 같은 각종 호흡기 질환이 자주 나타난다. 콧물은 있는데 코를 풀어도 잘 배출이 되지 않거나 콧속이 바짝 마르고 코딱지가 많이 생기는 증상이 주로 잘 나타나는 편이다. 폐 기운이 퍼지지 못해서 기침 증상이 나기도 하고 폐에 쌓인 열이 진액을 말려 가래가 생기기도 한다.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피부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땀구멍이 막혀서 땀이 안 나거나 피부가 두꺼워지는 경피증 아토피도 생길 수 있다.

김윤필 원장은 “폐에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고, 폐열을 내려주어야 한다. 또한 폐뿐만 아니라 비위, 신장 등 관련된 다른 장부와의 관계를 따져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매운 음식, 육류 등을 아예 안 먹을 수는 없다.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다만, 너무 매운 음식을 자주 먹거나 채소 섭취 없이 기름진 음식을 달고 사는 것은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사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인스닷컴 이승철(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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