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영화 "크래시" 삭제 상영 논란-부산국제영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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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캐나다영화 『크래시』(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관객제한판정에 이어 삭제된채 상영돼 물의를 빚고있다. 14일 밤9시 부산1극장에서 평론가.기자등 한정된 관객에게만 상영된 이 영화는 러닝타임 1백3분중 10여분이 잘려나가 무삭제 원본상영이 원칙인 국제영화제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조직위측은 『문제의 필름이 상영당일 도착,삭제흔적을 뒤늦게 발견했지만 상영을 강행했다』며 『국내수입사에 의해 삭제됐는지 아니면 캐나다 배급사가 한국실정을 고려해 삭제필름을 보낸 것인지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는 파격적 성묘사를 우려한 공연윤리위원회측의 제한상영요구를 대회조직위측이 줄다리기끝에 수용,국제영화제 사상 유례없는 처사라는 지적을 받은바 있어 이같은 삭제상영은 한국 최초의국제영화제를 표방하고 나선 부산영화제의 위신에 다시 한번 먹칠을 한 셈이 됐다.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작인 『크래시』는 대량생산과 속도전만을 강요하는 현대사회를 카섹스.차사고등에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 도시인들을 통해 풍자한 작품.삭제 부분은▶주인공 부인과 여의사와의 정사장면▶ 주인공 부인이 차를 만지며흥분하는 장면▶주인공과 동료의사가 매춘부를 상대로 카섹스를 벌이는 장면등 네군데로 영화이해의 비중이 큰 부분들이다.
조직위는 20일 『크래시』 2차 상영분에는 무삭제 원본을 틀도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부산=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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