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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생명체 '아키온' 에너지등 활용 가능성 무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대기만성(大器晩成)」-.
미생물중에서 이런 재목감을 꼽으라면 단연 아키온(Archaeon)을 들 수 있을 것같다.
나이 최소 30억살.발견 1970년대 중반.본격 활용 기대 90년대 후반.고대 미생물인 아키온의 간단한 이력이다.
이는 기존의 어느 생명체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유전자배열등을갖춰 앞으로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
미 에너지부가 그간 조용히 추진해온 아키온에 대한 연구 청사진과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최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미생물 유전자 구상」으로 불리는 야심찬 사업이 그것.에너지부는 이 사업을 통해▶환경보전과 에너지 활용▶미생물 계통분류▶상업적인 응용등을 달성한다는 계획아래 아키온에 대한 집중 연구를 해왔다.
그 첫 결실이 지난달 하순 발표된 아키온의 유전자 지도.
에너지부는 이 작업을 통해 메사노코커스 자나쉬아이라는 아키온이 진핵생물도,원핵생물도 아닌 「제3의 생명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미생물 계통분류에 한 획을 그은 셈이다.태평양 해저 섭씨 3백도의 물이 분출하는 열공(熱孔)주변이 보금 자리인 이 미생물은 섭씨 90도에서 대사활동이 가장 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부는 이외에도 「메사노박테리움 서마오토트로피쿰」과 「파이로코커스 퓨리오서스」등 다른 2종의 아키온에 대해서도 꽤연구를 진척시켰다.그중 서마오토트로피쿰은 섭씨 65도에서 가장잘 자라며 하수 쓰레기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메탄 가스로 바꾸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퓨리오서스는 섭씨 1백도 환경이 최적 조건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생명체 가운데 가장 고온에서 서식하고 있다.80년대 중반 발견됐으며 유타대학 연구팀이 유전자 분석작업을 진행중이다.
에너지부는 이밖에도 박테리아중 유전자 크기가 가장 작은 「마이코플라스마 제니탈리움」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이 박테리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진화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진화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부는지난 한해 미생물 연구에 25억여원을 지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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