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총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에서 '초선의 힘'이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초선 당선자 수는 62명. 전체 121명의 절반이 넘는다. 이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원내총무 경선 구도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초선 당선자들의 힘을 우군화하기 위한 당내 각 세력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재오 의원 등 수도권 3선들이 주도하는 국가발전전략연구원(가칭)의 경우 아예 초선 당선자를 모임의 대표로 내정한 상태다. 남경필.원희룡 의원 등이 주도하는 수요조찬모임도 수적으로 초선 당선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이 같은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초선은 "모임은 모임이고, 총무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할지는 독자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히고 있다.
대구의 한 초선 당선자는 "출신 지역과 선수(選數)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했고, 다른 한 초선 당선자는 "초선이라고 해서 경선에 나서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으냐"고도 말했다.
독자세력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김정훈 당선자 등 율사 출신 초선 14명은 오는 14일 자체 모임에서 총무 경선 등 당 안팎의 문제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러다 보니 총무 경선에 뜻을 둔 다선 중진 의원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초선들의 생각을 탐문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몇몇 초선을 만나봤지만 영 속을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주 들어 의원들과의 만남을 늘리고 있는 김덕룡 의원도 초선들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한 4선 의원은 "17대 국회는 개구리들의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든 야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초선 당선자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튀는 주장과 활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오는 15일께 원내총무 경선을 할 계획이다.
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