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총무경선 '초선에 물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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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원내총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에서 '초선의 힘'이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초선 당선자 수는 62명. 전체 121명의 절반이 넘는다. 이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원내총무 경선 구도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초선 당선자들의 힘을 우군화하기 위한 당내 각 세력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재오 의원 등 수도권 3선들이 주도하는 국가발전전략연구원(가칭)의 경우 아예 초선 당선자를 모임의 대표로 내정한 상태다. 남경필.원희룡 의원 등이 주도하는 수요조찬모임도 수적으로 초선 당선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이 같은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초선은 "모임은 모임이고, 총무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할지는 독자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히고 있다.

대구의 한 초선 당선자는 "출신 지역과 선수(選數)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했고, 다른 한 초선 당선자는 "초선이라고 해서 경선에 나서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으냐"고도 말했다.

독자세력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김정훈 당선자 등 율사 출신 초선 14명은 오는 14일 자체 모임에서 총무 경선 등 당 안팎의 문제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러다 보니 총무 경선에 뜻을 둔 다선 중진 의원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초선들의 생각을 탐문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몇몇 초선을 만나봤지만 영 속을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주 들어 의원들과의 만남을 늘리고 있는 김덕룡 의원도 초선들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한 4선 의원은 "17대 국회는 개구리들의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든 야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초선 당선자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튀는 주장과 활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오는 15일께 원내총무 경선을 할 계획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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