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선 달리다가 京畿선 기어가-버스전용車路 운영 混線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2일 오전7시52분쯤 경기도고양시화전동 경의선 화전역 부근 서울~고양간을 잇는 398번 도로(왕복 6차선).고양방향 3개차선은 거의 텅 비어있는 반면 서울방향은 출근길 승용차와 버스.레미콘트럭.화물차등이 뒤엉켜 주차장을 방불케 했 다.
일산신도시에서 손님을 가득 싣고 서울로 가던 915-1번 좌석버스의 젊은 운전기사는 못참겠다는듯 3~1차선을 오가며 「지그재그」곡예운전을 계속했다.20여명의 입석 승객들은 짐짝 취급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었지만 아무 말이 없다.운전 자의 신경을건드리면 난폭운행은 더욱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스가 시계(市界.146번 버스종점)를 지나 서울로 접어들자 도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언제 체증이 있었느냐는듯 버스는 확 트인 버스 전용차로를 따라 신나게 질주했다.짓궂은 한 승객은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간 기분』이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서울과 경기도를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 가운데 이같이 제 구실을 못하는 버스전용차로가 많아 버스승객들이 고질적인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수도권지역 시민들의 버스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서울~경기도의 주요도시를 잇는 간선도로를 버스전용차로로 지정 운영하고 있지만 경기도 구간은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된 도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게다가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된 일부 구 간도 서울처럼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41개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연장은 1백66.3㎞.이중 이수교~남태령간 동작대로(연장 7.
3㎞)등 9개 구간(총연장 50.7㎞) 은 경기도와 연결돼 있다. 〈약도 참조〉 그러나 이들 도로 가운데▶망우로(서울~구리시 왕숙천 구간 3.2㎞)▶동작대로(서울~과천시 관문광장 구간1.4㎞)등 2개 도로를 제외한 7개도로의 경기도쪽 구간은 전용차로가 없다.
서울시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수도권행정협의회를 통해 전용차로로 지정해 줄 것을 계속 요청하고 있으나 경기도측이 전용차로지정을 미루고 있다』고 밝히고 『수도권 교통이 광역화(廣域化)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 교통난 해소를 위 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협조가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에대해 경기도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 설치는 시.군에 권한이 위임돼 있는데 지자체별로 교통상황이 다른데다 택시업계등의 반발도 심해 결정을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