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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가라오케를 주제로한 토론회 열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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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달 24일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가나자와(金澤)에서는 가라오케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토론회가 열렸다.
닛코(日航)재단 주최로「국경을 초월한 대중문화-음악을 중심으로」란 아시아 포럼이 열린 것.
이날 심포지엄에서 87년부터 영국 채널4TV에서 「가즈코의 가라오케 클럽」프로그램의 사회자로 활동중인 호키 가즈코가 기조연설을 했으며 국제대중음악연구협회(IASPM)회장을 맡고있는 미쓰이 도루(가나자와대)를 비롯,캐시 럼(뉴욕 아 델피대).호소카와 슈헤이(도쿄공대).오가와 히로시(간사이대).토니 미첼(시드니공대)교수와 본 기자가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미국.브라질.호주.한국의 가라오케 실태를 진단했다.
오가와 교수는 『중년 남성층의 전유물이었던 가라오케가 청소년층에 인기를 모으면서 가라오케의 불문율,가령 상사(上司)의 애창곡을 불러서는 안된다,노래가 끝나면 의무적으로 박수를 쳐야한다는 등의 예절이 사라지고 있다』며 『가라오케 반 주가 포함된싱글 CD로 연습한 뒤 가라오케 파티에 가는 청소년들의 증가로음반시장에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91년부터 브라질의 일본교포 사회를 연구해온 호소카와 교수는 『85년부터 일본교포를 중심으로 가라오케 경연대회가 시작됐으나 중상류 계층에만 보급돼 브라질 노래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럼 교수는 『80년대 중반부터 아시아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가라오케 열풍으로 사설 노래학원들이 성업중이며 부유층 집에대형 가라오케 바를 설치하는게 유행』이라며 『가라오케는 아시아소수민족들의 연대감을 형성시켜주는 도피처인 동 시에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가라오케 테크놀로지의 보급은 전세계적이지만 가라오케 문화의 수용양상은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는 것.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영국.미국에선 가라오케를 통해 스타를모방하기보다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이번 발표논문들은 내년 런던에서 『세계의 가라오케(Karaoke around the World)』란 제목으로 출판될 예정.
가나자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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