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in Arts] 72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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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0월, 서울은 온통 축제다. 무려 72개나 된다. 과연 축제가 없는 날이 며칠인지, 그리고 축제가 없는 곳이 어디인지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이토록 많은 축제가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 행사를 주최하는 기관이 여럿이다.

이른바 지역 축제라 불리는, 각 구청 단위 지자체가 주관하는 축제가 많다. 소재도 다양하다. 한강마포나루에선 ‘새우젓축제’(16∼17일)가 열리고, 은평구 일대에선 ‘파발축제’(1∼6일)란 게 진행되고, 상암동 월드컵 공원 주변에선 ‘억새축제’(10∼19일)가, 황학동 중앙시장에선 ‘주방기구·가구거리 한마음축제’(25일까지)가 시민과 함께한다. 역사적 맥락을 띤 축제도 제법 있다. 강서구 의성 허준축제(10∼12일), 광진구 아차산고구려축제(10∼12일), 동작구 사육신 추모 문화제(8∼9일), 마포구 공민왕사당제(21일) 등이다. 지역 축제만 39개다.

예술 축제도 빠질 수 없다. 어느새 대한민국 대표 예술축제로 자리 잡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필두로 서울무용제·서울세계무용축제·대학로페스티벌 등 예술 축제도 33개나 된다. 이름도 생소한 서울도시철도 가을문화축제·물레아트페스티벌·청계천수변패션웨이브 등도 10월 예술 축제에 속한다.

이렇게 경제가 어려울 때 축제가 너무 많아 놀고먹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어르신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당한 흥은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하는 법. 특히 민간 자율로 한다면 딱히 막을 수도 없다. 문제는 대부분 10월 축제가 정부 지원금이나 지자체 보조금이 들어간 국민 세금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얼마나 잘 운영되는지 감시의 눈이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엇비슷한 예술 축제의 경우 통합도 필요하다. 크게 방향을 잡자면 ‘정통성=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대중성=하이서울 페스티벌’ ‘전문성=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같이 말이다. 선택과 집중은 축제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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