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살아있다>한반도 최초 渡來人을 찾아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반도의 어느 곳에서 언제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을까.
한반도 안에서도 전기 구석기 시대,즉 적어도 10만년 이전 사람들은 어떤 환경아래서 어떤 유형의 석기를 만들어 왔을까.
이런 의문을 오랫동안 품어왔다.
지난 79년부터 시작된 한탄강 유역 경기도연천전곡리(네차례)와 연천남계리(두차례) 발굴을 통해 전곡리 유적이 한반도내 구석기 문화의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적이라고 생각돼왔다. 그러나 이것이 가장 오랜 구석기 유적이냐 하는 편년문제는 아직도 학계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번 임진강유역 연천 원당리 발굴을 통해 한탄강과 임진강유역점토 퇴적층이 유사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북한 학자들은 대동강가 상원 검은모루 유적의 연대가 40만~50만년전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조사된 남북한의 구석기문화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최초 도래인(渡來人)의 생활터전은 대동강유역보다 오히려 한탄강과 임진강유역일 가능성 이 크다.
북한지역에서의 대부분의 구석기 유적은 대동강가의 동굴유적이며야외유적은 두만강가의 구석기 중.후기인 굴포유적을 제외하고 뚜렷하게 제시된 것이 없기때문이다.
즉 북한의 구석기연구는 동물화석과 인류화석을 시대의 표준으로제시하지만 문화의 주제가 되는 석기에 대한 설명이 부진하다.
남한에서는 한탄강.임진강.남한강.금강.섬진강유역의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석기에 의해 문화의 발전서열이 제시되고 있다.
이번 발굴을 통해 원당리 유적의 아래층(7층)은 전기,전곡리와 남계리의 3,4층은 후기 구석기 시대에 해당된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그리고 한반도 최초의 도래인은 적어도 20만년전을 전후해 임진강유역에 도착해 생활하다 그후 일부 가 한탄강유역방향으로 역류해 올라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최무장 건국대 박물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