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중남미 최고의 올메크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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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영삼대통령의 중남미 순방(3~14일)을 계기로 중남미가 우리앞에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중남미는 문화적 거인이면서 우리에겐 세계의 변방 정도로 여겨져온게 사실.최근 이 지역의 문화적이슈들을 중심으로 중남미 문화기행을 엮어본다.<편집자註> 중남미문화 하면 으레 마야나 잉카.아즈텍문명을 떠올린다.이에앞서 이들의 선조격인 올메크문화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올메크문화는 지금으로부터 약3천년전 라 벤타.산 로렌소등 멕시코만 일대에서 발달한 중남미 최초의 인디오문화다.1천5백년 뒤에 오는 마야문명과 그 후의 잉카,2천5백년 후의 아즈텍문명의 선조문화인 셈.
올메크문화의 특징은 농경문화와 도시문화가 병존했으며 토기문화의 개척자란 점이다.최전성기인 기원전 1천3백년 이들은 30 높이의 거대한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곳곳에 신전들이 들어선 도시를 건설했다.이로써 피라미드는 이집트에만 존재한 것이 아니라 남미에도 존재했음이 입증된다.토기문화의 개척자이기도 한 올메크인들은 도시 곳곳에 우리의 천하대장군을 연상시키는 인두상을 현무암으로 만들어 세웠는데 이중 라 벤타에 있는 것은 무게가 30이 넘는다.바퀴가 존재하지 않던 당 시 상황으로 보아 어떻게거대한 돌들을 운반했는가가 불가사의로 남아있다.일부 학자들은 올메크인들이 바퀴 대신 뗏목을 이용,인근 산에서 수로로 운반해왔다고 보고 있다.
올메크 유적에서는 우리 유적에서와 같이 백색 고령토로 만든 장신구가 많이 발견된다.재미있는 것은 모두 사람의 몸과 얼굴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특히 어린이 얼굴 모양이 많다.
올메크인들은 건축물을 세울 때 기존 건축물을 헐어버리고 바로그 자리에 새 건축물을 들이는 관습이 있었다.이로 인해 피라미드를 포함해 기념비나 건축물은 거의 남아있는게 없다.인류문화 사상 독특한 문화를 꽃피운 올메크인들은 기원전 4백년전 갑자기지구상에서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올메크의 존재는 70년대 고고학자들의 발굴에 의해 처음 알려졌으나 최근 전모가 밝혀지면서 워싱턴 국립미술관이 전시회를 마련하고 연구서들이 출간되는등 서구의 강렬한 조명을 받고있다.
글=이복형 중남미문화원장(前駐멕시코.아르헨티나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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