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다시 시험대에 오른 검찰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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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검찰이 전낙원(田樂園)씨 수사라는 「시험문제」를 앞에 놓고 있다.검찰은 올들어 여러차례 어려운 「시험」을 치렀다.검찰은 그러나 불행히도 지금까지 치른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느낌이다.장학로(張學魯) 사건 답안지에 대해 서는 『무슨떡값이 15억원이나 되느냐』는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고,4.
11총선 위반사범 처리에 있어서는 형평성 시비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번 강삼재(姜三載) 피소사건의 무혐의 처리 결정을 놓고는 『도대체 잣대가 몇개냐』는 지적마 저 나오고 있다.
검찰이 당면한 「전낙원 문제」도 전에 대했던 시험문제에 비해난이도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우선 田씨는 카지노를 통해 수백억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업장 개설이후 단 한차례도 세무조사를 받지 않은 「막강한」 인물이다.
탈세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정.관.재.언론계에 뿌렸다는 설도파다하고 사전조율을 거쳐 면죄부를 약속받고 귀국한 것이 아니냐는 독자들의 전화도 신문사에 적지않게 답지하고 있다.역대 대통령과의 친분은 물론이고 유력 신문사 고위층,모 대기업 총수등과격의없이 지내는 사이라는등의 소문도 들린다.
문민정부 초기 田씨에 대한 수많은 의혹중 탈세와 외화도피 혐의만 밝혀낸 상태에서 田씨가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수사를 매듭짓지 못했던 검찰은 이를 만회나 하려는듯 엄정한 수사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유력인사들에게 뿌린 로비자금의 실체와 규모,밀반출액이 과연 1천6백만달러에 불과할 것인지등 세간의 의혹을 모두 밝혀낼지는 의문이다.검찰이 어떤 의지와 솜씨로 이 사건을 처리해 그간의 실점을 만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동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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