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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체계적으로] 3. 어린이 80만명 만성 영양실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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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주민들이 영양부족과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용천 참사를 계기로 나타난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실상을 보면 북한 주민들이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기란 좀처럼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부족은 날이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현재 북한의 7세 미만 어린이 80여만명이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특히 급성 중증(重症)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7만명은 당장 병원에 가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해 12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밝힌 북한 어린이 건강 상태다.

지난해 함경북도 나선시의 탁아소를 방문했던 중국 연변대의 한 교수는 "아이들의 얼굴이 새까맣고 전반적으로 키가 작았으며, 일부 아이들은 영양실조로 배가 튀어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2002년 10월 북한 당국과 함께 강원도와 자강도를 제외한 북한 전역 6000가구를 대상으로 어린이 영양상태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5세 미만 유아 250만명 중 절반 가량인 120만명이 영양결핍 상태다.

이중 급성 영양장애가 25만명, 빈혈이 100만명, 비타민A 결핍이 100만명에 달한다.

영동세브란스 이준수(소아과)교수는 "어린이가 오랫동안 영양실조 상태에 있으면 모든 내장 기능은 물론 지적 능력도 영구적으로 떨어지게 된다"면서 "이대로 몇년 더 가면 북한은 노동력의 상실 등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95년 대홍수 이후 북한에선 과거에 크게 줄었던 결핵.말라리아.콜레라.장티푸스, 각종 설사병 등 전염성 질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식수 및 위생시설의 파괴, 영양악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 등이 주요 원인이다.

북한 주민들의 평균수명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3년 북한 남자 평균수명이 63.6세에서 97년에는 59.8세로, 여자는 69.3세에서 64.7세로 4년 만에 3.8~4.6세가 줄었다.

◇특별취재팀=통일문화연구소 이동현 전문위원, 정창현.고수석.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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