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체계적으로] 3. 北 의료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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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보건.의료 체계는 1990년대 초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회주의권 붕괴로 인한 경제난 때문이다. 필수의약품과 각종 치료 장비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기능이 마비된 것이다.

95년과 96년의 대홍수는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를 결정적으로 붕괴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95년 홍수로 20개의 병원, 65개의 1차 진료소, 244개의 진료소, 150개의 모자보건센터가 파괴됐다. 이와 함께 주사기 등 각종 의료장비도 상당부분 유실됐다.

신의주병원 간호사로 근무했던 탈북자 김순희씨는 "주사기가 부족하다 보니 한 주사기로 수십명을 주사했다"며 "시장에서 약을 구해 병원에 가야 의사가 치료해주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 벗들'이 2002년 탈북자 52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은 이런 사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족 중 환자가 발생한 경우 '병원에서 치료받지도 못하고 약도 쓰지 못했다'는 응답이 330명(63.4%)으로 가장 많았다.

'병원에서 진단받고 약은 개인이 샀다'는 응답은 181명(34.7%)이었으며 '병원에서 무상치료 받았다'는 응답은 1명에 불과했다.

◇특별취재팀=통일문화연구소 이동현 전문위원, 정창현.고수석.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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