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주민 대비책 요구 번번이 묵살-안양 연립주택 연쇄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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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8일 발생한 경기도안양시만안구안양6동 주택붕괴사고는 주민들의 붕괴위험에 대한 수차례 진정에도 불구하고 안양시와 공사관계자들이 묵살해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당한 안양연립과 금산빌라 주민들은 조영리빙타워 공사가시작된 지난 4월부터 지반침하와 벽면 균열등 붕괴우려가 높다며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조영종합건설측에 그동안 10여차례 공사중지와 이주대책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묵살당해왔 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사고당일인 28일 오전에도 균열이 30㎝이상 벌어지고 지반도 기울어지고 있어 시청에 공사중지를 요구했으나 현장을 확인한 시청공무원과 공사책임자는 『안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이주대책과 붕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 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민들은 또 붕괴 하루전인 27일 오전에도 시청 건축계를 찾아가 건물 붕괴우려가 있다며 현장확인을 요청했으나 『확인후 조치하겠다』는 답변만 했을 뿐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창수(張昌洙)안양시 건축계장은 『주민 민원발생시 현장을 확인했고 당일에도 시공회사에 주민 이주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으나 붕괴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수사=안양경찰서는 29일 피해주민대표 具용서씨등 8명이지난 4월10일 붕괴대책을 요구한 탄원서에 대해 『아무런 붕괴위험이 없다』며 묵살한 사실을 밝혀내고 안양시청 건축과장 金후환(42)씨와 직원 金동권(31)씨등 2명을 소 환,직무유기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경찰은 공무원의 직무유기 사실이 적발될 경우 사법처리 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와함께 연립주택과 불과 2~3 거리에 위치한 곳에 대형 건축물을 지을수 있었는지등 허가과정의 적법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경찰은 또 건축회사인 조영종합건설㈜ 건축주白정호(45)씨와 현장소장 申인웅(38)씨,감리 자인 ㈜신건종합건축사무소 진병길씨등을 소환하는 한편 공사를 설계대로 실시했는지 여부와 안전조치 사항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복구작업=사고직후 복구작업에 나선 안양시는 추가붕괴를 막기위해 29일 오전7시30분부터 굴착기와 덤프트럭 35대등 중장비를 동원해 인근 평촌신도시 토취장에서 토사를 반입해 공사장 되메우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더 이상의 지반붕괴를 막기 위해 기존에 설치돼있는철재빔의 보강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벽면에 심한 균열이 생긴 금산빌라 A,B동과 인근 주택등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보상대책=안양시는 피해주민대표와 협의를 거쳐 붕괴된 안양연립과 금산빌라 C동에 대해 시가 전액보상하고 붕괴위험이 있는 금산빌라 A,B동 건물과 인근 주택에 대해서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선별적 보상키로 잠정결정했다.이와 함께 인 근 여관등지에 긴급대피중인 주민들에 대해서는 임시 거처가 마련될 때까지 여관비등 생계비를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안양=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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