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어린이에 웃음선사 인형극 流浪생활 10여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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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비록 서투르지만 손뼉치고 탄성을 지르고 울분을 토하기도 해요.휘둥그레한 눈망울로 무대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친구들도 많지요.』 10년간 문화 사각지대인 장애자시설이나 시골 벽지 어린이들을 찾아 인형극을 펼치고 있는 해바라기인형극단 대표 하혜자(河惠子.48.여)씨는 자신의 인형극 유랑을 굳이 자원봉사라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기쁨이 얼마나 큰데 봉사라뇨.오히려 제가 봉사받고 있는 것 아닌가요.』 해바라기인형극단은 중앙일보와 KBS가 펼치는 제3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에 참가,9월12일 서울화곡동 「교남 소망의집」에서 인형극 공연을벌이는등 봉사활동을 편다.
이 극단은 그동안 2백여회에 걸쳐 전국 곳곳을 돌았다.
장애아 복지시설은 물론 벽지 초등학교 분교의 담장을 무대로 인형극을 펼칠 때가 대부분이다.지금까지 관객은 줄잡아 4만~5만명. 河씨의 인형극은 보통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달려라 삼보』『보물항아리』『도깨비이야기』『숲속의 고양이』가 주된 레퍼토리지만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된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는 만큼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즉석에서 대본과 인형들이 수시로 바 뀐다.
뇌성마비 어린이들이 잘 감상하도록 하기 위해 시청각적 즐거움을 주로 선사한다.인형에 화려한 색의 옷을 입히고 자신의 목소리도 특별히 가다듬는다고 한다.
河씨는 이제 「인형극 전도사」겸「문화전파자」가 됐다.인형극유랑에 드는 비용은 문예진흥기금에서 지원을 받고 기업체등에서 조금씩 후원하는 것으로 충당한다.
이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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