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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선고 공판 예상밖 重刑에 財界 대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재계는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대기업 총수 전원에게 징역형 또는 집행유예등 일제히 유죄판결이 선고되자 『당초 예상을크게 뛰어넘는 무거운 처벌』이라며 당황해하고 있다.
해당그룹들은 특히 이번 실형선고로 회장들이 체육단체장.복지법인이사장 선임제한및 출국제한 조치를 당할 가능성까지 있어 향후해외투자등 기업활동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와 관련,총수가 징역형을 받은 대우.동아.진로. 한보그룹등은 항소키로 하는 한편 긴급임원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등 분주한 움직임이다.삼성.대림.동부그룹등 총수가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그룹들도 「충격적」이라는 분위기.
대한상공회의소는 판결 수위가 집행유예를 넘지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앞으로는 경제발전에 전념하겠다』는 요지의 논평을 준비했다가 황급히 이를 수정했으며,무역협회도 논평을 취소하는등 경제단체들도 당황한 모습이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이번 선고를 계기로 그동안 수면밑에서만주로 논의돼왔던 신재벌정책이 더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점▶관련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긴장하고 있다. 현대등 이번 공판에 관계없는 그룹과 재경원.통산부등 경제부처들도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욱 악화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재계는 당초 「잘하면 무죄 또는 선고유예,최악의 경우에도 집행유예」라는 전망을 내심 했었다.그러나 총수 4명이 한꺼번에징역형을 받는등 엄한 처벌이 나오자 재계는『비자금 사건당시 기업들 사이에 형평성이 문제가 됐었는데 이번에 징 역형까지 선고돼 해당그룹들은 더욱 억울해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대우그룹은 김우중(金宇中)회장이 실형판결을 받자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모습.金회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그룹 사옥으로 돌아온뒤 그룹비서실은 사후대책을 놓고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는데 28일의 중국 옌볜(延邊)대우호텔 개관식엔 金회장이 예정대로 참석키로 했다.그러나 2심공판등이 더 남아있어세계화경영에 큰 차질을 빚을까 걱정.
…동아그룹은 최원석(崔元碩)회장에게 예상과 달리 중형이 선고됐다며 당황해하는 표정.崔회장이 연초부터 건설협회장을 맡은데다리비아사업이 중요한 시점에 와있어 재판부의 선처를 기대했었다.
특히 이달말 리비아에서 있을 제2단계 대수로공사 통수식을 앞두고 걱정이 커졌으나 崔회장은 예정대로 출국 예정.
…진로그룹은 실형을 선고받자 난감한 표정.관련 임원들은 TV방송을 통해 선고내용을 확인하고 곧바로 대책회의를 가졌다.그룹측은 『변호인단과 의논해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결정할것』이라며 다른 그룹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한보그룹은 당초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가 실형선고가 떨어지자 비상대책회의를 여는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
그러나 한보측은『鄭총회장이 현재 병보석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불구속상태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李健熙)회장이 다른 그룹보다는 상대적으로낮은 형량인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는 했지만 李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이라는 명예직을 얻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당초 이달말 열릴 예정이던 대한올림픽위원회의 李회장 위원피선 축하연도 다음달초로 연기한 상태.
…대림그룹은 이번 판결은 『기업들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사업에만 전념하라는 사법부의 배려』라고 촌평하면서도 기대했던 선고유예판결이 무산되자 아쉬운 표정.
…전경련은 『이번 판결은 충격적이며 이로 인해 기업의욕과 기업의 대외활동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공식 논평.대한상의.중소기협중앙회.경총등 다른 경제단체들도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현실을 감안할 때 우려된다』며 『앞으로 기업에 대한 사기진작책이 필요하다』고 논평.
경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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