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수면장애 심하면 약물치료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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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이가 자다가 깨서 울면 부모도 덩달아 밤잠을 설치게 마련이다. 어린이의 수면장애 원인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영아기 아이는 아이의 까다로운 성격 때문인 경우가 많고,유아기 어린이는 「잠은 곧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다」라는 불안감 때문이며,학동기 아동은 도둑.잡음.천둥번개.유괴등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다.
어린이 수면장애의 대표적 증상인 악몽증.야경증.몽유병의 실상과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악몽증(nightmare)=유아기 어린이의 약 10~50%에서 경험하는 가장 흔한 형태로 여자아이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말 그대로 무서운 꿈 때문이다.보통 수면 후반기(전체 수면 3분의2이후)에 나타나며 꿈의 내용은 생존.안전등 에 관한 것이 많고 깨어난 후 꿈 내용을 기억한다.
그러나 부모가 안심시키면 다시 잠든다.서울대의대 소아정신과 조수철(曺洙哲)교수는 『악몽증은 아이가 자라면서 저절로 없어지므로 우선 부모가 안심하는 것이 중요하고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주는 것이 필 요하다』며 『무서운 비디오나 TV등은 가급적 안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야경증(night terror)=『11세 아들이 한달전부터 매일밤 잠든지 2시간 정도가 지나면 깨어나 울고있거나 혼자 중얼거려요.아이를 깨워서 물어보면 자기가 한 행동을 기억 못해요.』 전형적인 야경증으로 수면 초기(전체 수면 3분의1이전)에 일어나며 깨어난 후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못한다.대개 자다 깨서 1~10분동안 비명을 지르는등 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동작을 하며 맥박증가.식은땀.동공확대등의 자율신경 이상증세가 흔히 나타난다.
피로.심한 스트레스.열병.수면부족등과 관계있다.야경증도 아이가 자라면서 대개는 저절로 낫는 병이므로 일단 가족이 지나치게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일밤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증상이 잦으면 정신과의사의 자문을 받아 약물치료를 받는게 좋다.曺교수는 『낮동안 지나친 활동을 삼가게 하고,자다 일어나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다 다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
◇몽유병(sleepwalking disorder)=『8세된 딸아이가 잠든지 1~2시간정도 지나면 깨서 일어나 돌아다니는데아이를 가만히 이끌고 잠자리에 눕혀주면 다시 잠들지만 깨고나서기억은 못해요.』 몽유병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전체 아동의 약 1~5%에서 발생하며 주로 4~8세때에 가장 많다.수면 초기에주로 잠꼬대를 하다가 일어나서 걸어다니는 증상인데 시선이 고정돼있어 타인에 대해 거의 반응이 없고 깨우기도 쉽지 않다.물론아이는 깬후 당시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曺교수는 『일어나 걷거나 어떤 행동을 할 때는 무리하게 아이를 깨우지 말고 아이가 다치지 않게 보호해줘야 한다』고 충고한다.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치료를 해야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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