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기아자동차 차량 충돌시험 결과 놓고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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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현대.대우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사이에 최근 국내 자동차전문지인『월간오토』가 실시한 차량 충돌시험 결과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시험은 자동차 3사의 쏘나타Ⅲ(현대),뉴프린스(대우),크레도스(기아)등 중형차 3대를 대상으로 시속 35마일(56.3㎞)의 고정벽면 정면충돌을 실시한 것.
『월간오토』가 교통안전진흥공단 산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에 의뢰한 이 시험 결과 기아자동차의 크레도스가 안전도 면에서 가장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이 전문지는 발표했다.
이 시험은 미국처럼 운전석과 앞 승객석의 피해를 각각 별 1개의 최하등급에서 별 5개의 최고등급으로 나누었는데 크레도스는양쪽 다 별3개로 나타나 3개 차종중 가장 좋았다는 것이다.
그러자 기아는 6일 이후 대대적인 광고에 나섰고 이에 대해 현대.대우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주요 언론매체에 광고를 통해 이 충돌시험 결과를 인용했으며 일선 영업소에서도 홍보전단을 대량으로 만들어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테스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현대.대우자동차는 『충돌시험이 당사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실시돼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반박했다.양사는 『충돌테스트는 더미(시험인형)의 배치방법등 미세한 차이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 칠 수 있어미국의 충돌시험에는 업체 당사자의 입회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충돌시험은 시험할 때마다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는데 단 한번의 테스트로 차량의 안전도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주장도 폈다.기아가 이 결과를 공개적인 광고에 사용한데 대해서도 양측은 팽팽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기아의 광고는 점수표를 인용하면서 「A사 중형차(운전석.조수석 각 별1개)」「B사 중형차(운전석 별1개,조수석 별2개)」「기아 크레도스(운전석.조수석 별3개)」라는 식으로 표기했다.
그러나 현대.대우는 『크레도스의 충돌과정에서 운전 석의 고정 리벳이 뽑혀나가 시험기관이 운전석의 점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도 이를 광고에 이용한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양사는 더 나아가 『기아측이 A사,B사등으로 회사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중형차 생산업체가 3개밖에 없는 상황에서 각사의 테스트 결과를 열거한 것은 공정거래법상의 비교광고 금지에 해당한다』며 공정위 제소도 검토하고 있음을 비췄다.
기아 관계자는 『어떤 차를 고를 것인지는 전적으로 소비자 몫』이라면서『앞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이같은 충돌시험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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