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s·오레오 … 유명 초콜릿 제품서도 멜라민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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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산 분유에 함유된 멜라민 파문이 세계 유명 브랜드 초콜릿으로 확산됐다. 중국산 우유가 세계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유제품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공업용 화학물질인 멜라민은 플라스틱과 접착제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인체 유해 물질이다.

인도네시아 식품안전당국은 28일 미국의 세계적인 초콜릿 제조업체인 마스(Mars)사의 M&M’s와 스니커즈 등 모두 8개 초콜릿 제품에서 기준치보다 훨씬 많은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들이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날 관련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으며 모든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안전조사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M&M’s의 일반 우유초콜릿에서는 ㎏당 856.3mg, M&M’s의 미니초콜릿에서는 167.5~252.89mg, 땅콩 초콜릿에서는 322.22mg, 오레오와퍼 스틱스에서는 361.69~366.08mg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이는 성인이 먹었을 경우에도 건강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3세 이하 어린이가 섭취했을 때는 치명적인 신장결석을 유발할 정도의 양이다. 이 제품은 베이징의 PT·에펨 식품사 등 2곳에서 제조해 수출했다. 수출 지역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홍콩 등 동남아 지역과 아프리카 등지에 걸쳐 있어 유사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성인들도 즐겨 찾는 스니커스 역시 ㎏당 24.44mg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정한 멜라민 하루 최대 섭취 허용량은 체중 1㎏당 0.63mg이다. 중국산 유제품의 멜라민 공포가 무차별 확산되는 가운데 멜라민에 직접 노출된 피해 어린이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허베이(河北)일보는 허베이성 전체의 병·의원에서 검사한 어린이 130여만 명 가운데 1만4516명이 신장결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입원 치료를 받은 어린이는 1675명이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중국정부는 멜라민 파문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유제품 제조업체들을 구제하기로 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8일 시중은행들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유제품 업체들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합리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정부는 또 멜라민 함유 분유를 수입해 피해를 본 대만과 식품 안전에 관한 대화채널과 상호 통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는 28일 양안(兩岸)의 식품위생 검역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품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회의를 했다.

왕리지(王立基) 해협회 이사는 “양안의 전문가들이 식품안전 문제에 대한 대화채널을 구축하고 안전문제가 발생할 시 상호 통보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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