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끌어안기' 위천공단 지정 연기 이홍구대표 四面楚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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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대표가 대구 위천공단 지정문제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李대표는 취임 1백일을 넘기면서 대과(大過)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후한 점수를 받아왔다.최근엔 점차 정치력도 발휘해가고 있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足■촉⌒■■躁 위천공단 지정은 대구 지구당 개편대회에 맞춰 대구시민에게 풀려던 선물 보따리안에 들어있었다.대선을 앞두고「대구-경북(TK) 끌어안기」를 위해 마련한 비장(비藏)의 카드였던 셈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제의 회생을 위한 방책이자 대구시민들에게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다.그만큼 정치적 부담도 큰 문제다.
위천공단 지정방침을 정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당장 당내 의원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부산시지부위원장인 김운환(金운桓)의원은 지도부가 대구에 도착하기도 전인 22일 중앙당사로 李대표를 방문,불만을 표시했다.
『위천공단 지정을 강행할 경우 부산시민들이 모두 등을 돌릴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대구에서는 더욱 강렬한 저항에 부닥쳤다.위천공단저지 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신한국당이 대구 지구당 개편대회를 앞두고 위천공단 조성에 잠정결론을 내린 것은 부산.경남시민과 대구시민을 기만하는 당리당략적 정치행위』라고 비난했다.
李대표가 묵고 있는 대구 그랜드호텔에는 영남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찾아와『위천공단 반대』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까지벌어졌다.이날 밤에는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이 그의 숙소를 찾았다.1시간 가까이 단독면담이 이뤄졌다.위천공단 문제를 협의했다. 李대표의 말이 조심스러워졌다.어휘 하나에까지 신경을 써가며 분위기 전달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명쾌한 대답은 피한채「해결의지」를 강조했다.
국가경영을 꿈꾸고 있는 李대표가 과연 자신이 말한대로 「문제가 어렵다고 해 절대로 피해가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낼 지 주목된다.
대구=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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